카자흐스탄에서 온 친구, 알마가 집으로 점심식사에 초대를 해 주었다.
이날도 기차 파업이 있어서 멀리 사는 친구는 오지를 못했고 결국 나랑 필리핀친구(에리카) 둘이서만 알마네 집으로 향했다. 알마는 낭시 외곽에 있는 폼페이(Pompey)라는 작은마을에 사는데 낭시에서 기차로 15분정도 가야 하는 곳이다.
낭시역에서 기차를 처음 타보는 나-
괜히 설레고 이 난리ㅋ
근데 표를 끊는 기계가... 생긴건 현대식인데... 터치스크린도 아니고 기계 가운데 있는 동그란 손잡이를 좌우로 돌돌 굴리면서 선택을 해야 하는 방식이었다. 나 혼자 있었음 표 절대 못 끊었음 ㅡㅡ; 카드 결제하는데도 해매다가 에리카의 도움으로 표를 무사히 끊었다. (그녀는 엄마가 낭시 외곽에 사셔서 기차를 자주 탄다.)
왕복 5.80유로.
이제 앉아서 기차를 기다리자-
얼라라? 저 비둘기... 햇빛쬐고 앉아있네!
아픈가 싶었는데 잠시후 과자 조각을 발견하고는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었음.
알마를 위해 화이트와인을 준비해왔는데 에리카도 와인을 가져왔다고 했다.
기차 왔다!!
평일 낮이라 기차는 텅텅비었고 우리는 창가에 앉아 잠시 수다를 떨다보니 금방 폼페이에 도착했다. 더 오래 타고 싶은데...ㅋ
알마가 기차역으로 데리러 나와주었고, 그녀의 차를 타고 우리는 그녀의 마을에 도착했다.
"완전 시골이긴 해도 있을건 다 있어. 교회도 있고 시청도 있고 술집도 하나 있어. 근데 우리 남편은 저 술집에 절대 안가. 저런데는 와이프랑 불화가 있는 남자들만 가는 곳이래ㅋㅋㅋ"
"저 맞은편 노란 건물이 시청인데, 저곳에서 우리는 결혼식을 올렸어. 우리집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저기까지 당당하게 걸어갔지."
마을 중앙에 차를 주차해 놓고 집으로 걸어가면서 그녀는 우리에게 마을을 구경시켜 주었다.
그리고 알마네 집에 도착했다.
그녀와 남편의 깔끔하고 다정한 성격이 느껴지는 집안 분위기-
집안 곳곳에서 카자흐스탄을 느낄수가 있었다.
"바로 거기, 알마티가 내 고향이야. 위에 낙타사진도 카자흐스탄이고."
"이건 우리 할머니가 쓰시던거고 이건 남편이 카자흐스탄에서 사온거고..."
내가 관심을 보이자, 그녀는 카자흐스탄 소품들에 대해 하나하나 소개를 해 주었다.
"잘은 몰라도 뭔가 몽골느낌이 나기도 하는데? 몽골이랑 카자흐스탄 문화에 접점이 있나...?
"아, 칭기스탄의 아내가 카자흐스탄인이었어. 종교는 다르지만 어느정도 교류가 있기는 했어."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모두 새롭고 재미있다.
그녀는 이렇게 새싹도 직접 길러서 샐러드를 만들어 먹는다고 한다. 나도 애지중지하는 내 콩나물 시루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새싹이 굉장히 크다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ㅋㅋ
그녀는 또한 넓고 푸른 정원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처럼 대학교 교수인데 집에 있는 시간에는 정원을 가꾸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저건 릭이고, 저건 산딸기 나무(framboise)고..."
정원옆 텃밭에는 다양한 작물도 키우고있었다.
그리고 닭장도 있는데 그녀의 가족에게 유기농달걀을 선물해 준다고 한다.
정원 구경을 마친 후 우리는 아뻬로를 시작했다.
접시가 예쁘다고 했더니 독일 세라믹 마크를 보여주며 설명도 해 주었는데, 정작 브랜드 이름은 기억이 안난다.
샴페인으로 시작!
그녀는 최근에 읽었는데 재미있었다며 프랑스어 책을 하나씩 빌려주었다.
“두권 모두 같은 작가야. 비교적 이해하기 쉽게 쓰는것 같아. 너희들도 읽어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을것 같아.“
우리는 모두 프랑스어 실력이 비슷한데, 그녀는 독해에 강하다. 그녀는 일주일만에 한권을 다 읽었다고 하는데 나는 과연 얼마나 걸릴것인지... (다 못읽을 가능성이 높다.)
샴페인 한병을 다 비우고 수다를 떨다가 알마는 점심 식사준비를 도와달라고 했다.
"음식으로 너를 놀래킬 자신은 없었어. 최대한 네가 모를것 같은 음식으로 준비해 봤는데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어."
그녀는 오래전부터 나를 위해 어떤 메뉴를 준비해야할 지 고민된다고 종종 말했었다. 내가 요리를 좋아하는데다 다양한 음식을 이미 먹어본것 같다며 웬만한 요리로는 나를 놀래키기 어려울것 같다는 것이었다.
과연 그녀는 어떤 음식을 준비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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