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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DéFLE-Lorraine 다국적 친구들

술 세잔에 밤이 깊었네

by 요용 🌈 2023.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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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아바타2를 관람한 후 우리는 영화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바에 갔다.

"여기는 해피아워가 5시부터 10시까지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지!"

필리핀친구는 역시 레스토랑은 몰라도 낭시 술집은 빠삭하게 꿰고 있다. 우리는 술마실땐 맨날 그녀말만 믿고 따라간다ㅋ

옴모나 이렇게 길게 해피아워를 하다니 착한곳이네...

필리핀 친구는 오늘도 진토닉을 주문했는데 그녀가 좋아하는 진마레(?)가 다 떨어졌다고 한다.

"지난주에 다 떨어졌는데 아직 재고가 안들어왔어요."

친절한 바텐더의 설명에 내 친구가 키득거리며 말했다.

"지난주라면.. 내가 와서 다 마신것같네."

바텐더는 이것도 좋아하실 거라며 또다른 진 한병을 우리앞에서 오픈한 뒤 향을 맡아보게 해 주었다.

"향이 좋지요? 필리핀에서 수입된 진이예요."

아, 그 말에 안마실수도 없고...ㅋ

결국 진토닉 세잔을 주문했는데, 해피아워는 맥주밖에 안된다는 정보를 이제서야 듣다니ㅋ 맥주 마실걸 -

간단한 안주로 사퀴테리(?)도 하나 시켰는데 빵이 많이 나와서 배도 채웠다.

첫잔을 금방 비우고 두번째잔을 마실때 나는 맥주로 주문했다.

바텐더 총각한테 전에 마셨던 채리향 맥주를 주문했더니 그는 나에게 비슷한 향의 또다른 맥주(향이 더 좋고 도수도 더 높다며ㅋ)를 권해 주었는데 과연 이게 훨씬 더 맛있었다.

두번째 짠


"자, 델프 B2 우리 모두 합격한거 축하!"

"나 이제 델프 B2합격했다고 우리 남편 내가 프랑스어로 말할때마다 내가 하는말은 안듣고 실수만 자꾸 지적해서 프랑스어로 말하기 싫게 만들어."

내가 자서방 흉을 봤더니 내 친구도 손뼉을 치며 자기 남편이랑 어쩜 그리 똑같냐고 한다.

"우리 남편도 그래! 심지어 나를 [마담B2]라고 부르는거 있지! [마담베두, 이제는 그런 실수하면 안돼.. 마담베두, 오늘저녁은 뭐 먹을거야?] 막 이래..."

아 ㅋㅋㅋ 마담베두에서 세명 모두 빵터졌다.

서른살인 필리핀 친구는 12월 31일 밤에 엄마, 이모와 함께 80년대 컨셉의 무도회장에 갔다며 너무 좋았다고 했다.

"근데 전부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 뿐이었는데 80년대 음악도 너무 좋았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붙잡고 같이 춤추고, 모든 사람들이 나한테 너무 친밀하게 대해줘서 깜짝 놀랬어."

"나이든 사람들 뿐이었는데 젊은여자가 한명 들어오니 다들 좋아서 그러지ㅋㅋ"

🤣🤣🤣🤣🤣🤣

"자정에는 다같이 카운트다운도 했어. 엄마랑 이모도 정말 재미있었대. 언제 우리 거기 같이 가볼래?"

그녀의 말에 나와 카자흐스탄친구의 반응은 뜨뜨미지근...

"...난 그런데 갈 나이는 아닌것 같아.."

"나도.. 80년대는 너무 옛날이라..."

🤣🤣🤣🤣🤣🤣 너도 십년 더 살아봐라... 젊은사람들 모이는데 가고싶지... ㅋㅋ

세번째 짠

한달간 못만났다고 수다가 이리도 쏟아질줄이야. 진심 멈출새없이 웃었다.

특히 크리스마스때 프랑스인 가정에서 겪은 문화차이나 갈등에 대한 이야기는 파도파도 끝이 없었다. 셋 모두 아시아인이라 공감가는 내용이 많았던 것이다.

자정이 넘은걸 뒤늦게 확인하고서야 우리는 서둘러 일어났다.

다음 학기때 모두 같은 반이었으면 정말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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