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어느 평일 오후.
시장에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추운날씨도 한 몫 했지만 시장에 갑작스럽게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크리스마스 마켓이 오픈했기 때문이다.
시장 가게들도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기 시작했다.
앞집 정육점 아저씨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바로 옆집 정육점(그러니까 사실 경쟁상대)언니가 그걸 듣더니 자기가 대신 장식을 해 주겠다고 나섰다.
대충 장식을 해 주는게 아니라 완전히 정성들여 꼼꼼하고 예쁘게 해 줘서 다들 놀랬다. 장식을 하지 않겠다던 아저씨도 결국 옆에 서서 묵묵히 장식을 거들어 주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손님도 없는데 너네 크리스마스 마켓 구경이나 갔다올래?"
SK의 말에 나랑 지니는 좋다고 달려 나갔다ㅋ
시장 바로 앞에 들어선 크리스마스 마켓-
낭시에 여러군데 마켓이 들어섰지만 여기가 제일 크다.
시장은 텅텅비었는데 역시 사람들이 다들 여기 모여있었구나. 아주 바글바글 난리가 났다. 우리도 덩달아 신나고-
역시 크리스마스 마켓의 꽃은 먹거리지.
가게마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모습이 너무 예뻤다.
"이런데서 떡볶이나 오뎅 팔면 얼마나 좋을까요!"
"닭강정도 엄청 잘 팔릴텐데."
먹거리를 파는 가게가 많긴하지만 츄러스, 프레첼, 와플등 그 종류는 많지 않다. 겨울에는 오뎅국물인데...
지니가 저거 맛있겠다며 손가락을 가리켰다.
아 저거? 언니가 사줄게ㅋ
6조각에 4유로였다.
봉지에 담더니 전자렌지에 데워주네. 별로 따뜻하진 않지만 그냥 찬기운을 없애주려는 의도였던가 보다.
생각보다 맛이 없어서 좀 실망했다. 바삭한 과자 식감을 기대했는데 물렁한 빵 식감...
그래도 가게에 가져가서 누텔라 발라서 맛나게 먹었다.
으악~~~@@
내 눈이 휘둥그레졌다.
성니콜라스가 오셨다!!!!!!!!!!!!!
아기랑 사진을 찍어주시는데 아기는 정작 별 감흥이 없고 어른들이 더 신났다. 제일 신난 어른은 나임.
참고로 낭시 어린이들은 산타클로스가 아닌 성 니콜라스를 기다린다. 12월 초에 성니콜라스 퍼레이드 행사도 있는데 그 역시 꽤 유명한 축제라 다른 도시에서 많이들 구경을 온다.
성니콜라스를 만나서 기분이 너무 좋아진 나.
좋다고 비명지르다가 무언가에 또한번 깜짝 놀래서 비명을 뚝 멈추었다.
저기 트러플파는 언니 어디서 많이 봤는데......?
악! 나 얼마전 니스 휴가 갔을때... 생폴드방스 트러플 가게 사장님이네!
버거씨한테도 사진을 보내줬더니 깜짝 놀래며 반가워했다. 하지만 가서 인사를 건네지는 않았다. 나를 기억할 것 같진 않음...
낭시 곳곳에 이제 크리스마스 잔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마음 편히 즐겨야지.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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