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오후 4시에 퇴근을 하는데 맛있는 저녁을 만들어 먹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어서 참 좋다ㅋ
푹 끓인 참치미역국, 오이무침, 감자채볶음, 가지볶음으로 아주 맛나게 저녁을 먹었다. 버거씨한테 사진을 보여줬더니 이렇게 말했다.
"나도 똑같이 먹고 싶어...!"
다음에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고기보다 야채를 좋아하는 버거씨 눈에 매우 이상적인 메뉴겠구나.
배불리 저녁을 먹고나서 창가에 기대서서 창 밖을 구경했다.
멍때리기 좋은 창밖 뷰다.
배는 부른데 뭔가 또 입이 심심하네...
이쯤에 군밤 장사가 있었는데 오늘 나왔으려나...
사람들이 한곳으로 몰려드는 모습이 보였다.
며칠전부터 저곳에 사람들이 모여서 줄을 서는 모습을 봤는데... 군밤 장사가 틀림없으렸다!
나는 바로 자켓을 입고 내려갔다.
올해 처음 사먹는 군밤 너무 맛있겠다.
근데 막상 내려가서 보니 군밤이 아니었다.
뭐지... 왜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는걸까.
뭘 파는지 궁금해서 앞쪽으로 가 보니 도시락에 음식을 담아주는 모습이 보였다. 무료급식소였던가보다.
도시락에다 음식 몇가지를 골고루 퍼서 생수 한 병과 함께 나눠주고 있었다.
줄 서 있는 사람들은 의외로 그리 가난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들이 가난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 생활고에 시달리는 어려운 사람들이 주변에 생각보다 많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닌게 아니라 요즘 낭시 시내에 노숙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중에는 아랍인들이 꽤 많지만 멀쩡해 보이는 프랑스인들도 여기저기 다니면서 잔돈 없냐고 구걸을 하는 모습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버거씨한테 전화를 다시 걸었다.
"군밤 샀어?"
"군밤 장사가 아니었어... 어려운 사람들한테 무료로 음식을 나눠주고 있더라고..."
".... 음... 그래서 어떻게 했어?"
"아 내가 거기서 음식 받아왔을까봐? 내가 먹는거 좋아해도 그 정도는 아니니까 걱정마."
버거씨가 빵 터졌다. 거기서 줄서서 음식을 받아왔을거란 생각은 당연히 안했는데 군밤이 먹고 싶어서 어쩌냐는 의미였단다.
"주말에 내가 군밤 사줄게."
그렇취~ 바로 이래서 내가 버거씨를 좋아한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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