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집이 춥기는 해도 정말 조용하기는 했다.
그에 비해 새 아파트는... 새벽부터 새들이 심하게 떠든다. (지저귄다는 표현으로는 이 소음을 묘사할 수가 없다!)
아침 6-7시 사이에 온 동네 새들이 내 창문앞 나무위로 다 몰려오는것 같다.
무슨 느낌이냐면 초등학교 점심시간 급식실이 떠오르는 소리다. 수백명 초등학생들이 마구 몰려와서 신나게 밥먹으면서 떠드는 그런 느낌.
아침 8시가 되면 딱 조용해진다. 점심시간, 아니 아침시간이 끝난 것이다.
온세상이 떠나가라 떠들어대던 새들이 순식간에 사라지니 괜히 또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네.
나무위에서 뭔가를 먹으면서 떠드는것 같은데 요즘같이 앙상한 나무위에서 대체 뭘 찾아 먹는건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이른 아침 잠을 설치다가 일어났더니 내 창가에 새들인지 나무인지 선물을 하나 떨궈놓은것을 발견했다.
단풍잎이다.
기분이 좋아졌다.
동남아 살때도 이른 아침에 새들 소리에 잠을 설치곤 했는데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때 경험에 비춰보자면 조만간 이 소리도 적응돼서 백색소음이 될 것이다.
창 앞에 나무가 우거져있어 가끔은 내가 나무위에 올라선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나무위에서 아래로 지나가는 행인들을 구경하는 기분.
멍때리면서 창밖을 구경하는 재미가 꽤 좋다.
나무가 가려준 덕분에 다른 사람이 우리집을 들여다볼 염려는 없다. 거기에 채광도 충분히 들어오니 더할나위 없다.
퇴근길에 보니 저녁때도 새들이 우리집 앞 나무위로 몰려든다.
까마귀랑 참새들이 한데 섞여있었다.
대체 저기에 뭐가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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