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 버거씨는 생선을 넣은 파스타를 만들어 주었다.
간장에 재워둔 생선을 부서질세라 곱게 팬에 굽더니 결국 파스타에 마구 부셔서 섞었다. 그럴거면 뭐하러 곱게 구운건지 알 수 없음.
당근이랑 달달한 양파퓨레를 넣고나서 마무리는 오늘도 시판 잡채소스였다ㅋ (마트에서 잡채소스가 보일때마다 버거씨는 사재기를 하는것 같다.)
"젓가락 갖다줄까?"
버거씨의 질문에 나는 괜찮다고 말한 후 포크로 얌전하게 파스타를 먹었다. 그런데 이 삼부자는 파스타를 먹는데도 나이프를 쓰네??
프랑스인들은 그냥 기본이 포크랑 나이프인가보다. 뭘 먹든, 잘라 먹을게 없을때도 말이다.
한 손으로 포크만 들고 파스타를 끝까지 먹는 내가 이들 눈에도 희한해 보일까.
다음날 점심때 버거씨의 주방에서는 맛있는 볼로네제 소스의 냄새가 풍겨왔다.
간소고기에 토마토 소스 그리고 올리브 등을 넣고 보글보글 끓이더니 파스타 대신에 삶은 밥을 넣는 버거씨.
파스타 없어....? ㅡㅡ; 왜 다 된 볼로네제에 밥을 뿌리는거냥...
저 밥도 파스타처럼 냄비에 물을 한강으로 넣고 팔팔 끓이다가 채에 밥만 건져낸 거였다. 물기가 뚝뚝 흐르는 밥이라니 으...
진짜 파스타 없어?
없단다 ㅡㅡ;
내가 자꾸만 파스타 없냐고 물으니까 버거씨가 어색하게 웃었다ㅋ
희한한 버거씨표 밥요리... ㅡㅡ;
뭐 생각보다 나쁘진 않았다.
그래도 파스타였으면 훨씬 맛있었을거다.
그런데!
지금 이 밥을 먹는데도 삼부자는 포크랑 나이프를 양손에 쥐고 먹고 있네?!
유심히 관찰해 본 결과 나이프의 역할은 포크위로 밥을 떠 얹는것을 보조하는 것이었다.
근데 스테이크등 뭔가를 잘라 먹을땐 나이프를 오른손에 쥐고 왼손에 쥔 포크로 집어먹는것을 이해하겠는데 밥을 먹는데도 왜 포크를 왼손에 쥐는걸까. 한국이었음 숟가락으로 퍼먹었을 음식인데ㅋ
아무튼 문화차이는 참 재미있다.
후식으로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아들들은 각자 본인들이 펐고 내꺼는 버거씨가 예쁘게 퍼다줬다. 헤이즐넛 버터 한 숟가락, 견과류 한 줌 그리고 석류도 한 줌 얹어서 말이다.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은 그래도 다들 똑같았다.
티스푼을 쥐고 행복한 표정으로 빠르게 퍼먹는 모습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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