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나는 지난주에서야 깨달았다. 그것도 프랑스인 손님들이 말해줘서 알았네...
친정 부모님께 간식거리들을 보내드렸다. 쿠X 만세...
견과류 과자 초콜릿 그리고 귤도 한 박스 주문했다.
바로 다음날 주문한 일부가 배송 완료되었다는 메세지와 함께 친정집 낡은 현관 사진을 받았다.
이 사진을 보는데 어찌나 뭉클하던지.
한국을 떠나온 지 벌써 5년이 다 돼가는구나.
그 사이 별별 일이 다 있었는데.
다 포기하고 한국으로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할 때가 많았는데 막상 떠나지는 못하겠더라. 뭔가 패잔병이 되는 기분이라... 대단한 성취를 이루지는 못하더라도 최소 웃는 얼굴로 방문할 수 있을때까지 상황을 기다리며 참았다.
이제는 웃으며 부모님을 뵐 수 있을것 같다.
올해는 꼭 한국에 가야지.
새해부터 코로나에 걸려서 심하게 앓았고 그 직후 사랑니 때문에 치통에 시달렸다고 했더니 내 친구가 말했다. 아직 구정이 안왔으니까 액땜 먼저 하고 구정을 맞이하는거니까 좋은거라고.
구정인 오늘 아침은 유난히 개운한 기분으로 눈을 떴다. 알람이 울기도 전에 일어나서 창문을 활짝 열고 온 세상에 대고 소리내서 말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영!
나도 많이 받았어영~
친정 식구들과 친구들에게 골고루 새해 인사 메세지를 보냈다. 흥얼흥얼 노래가 나오는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잠시 후 버거씨로부터 메세지가 왔다.
구정을 모르고 있을줄 알았는데 참 사려깊은 사람이다.
이런건 어디서 찾아낸 거지.
이 사소한 메세지 하나로 감동 먼저 받고 하루를 시작했다.
가게에서 우리는 점심으로 떡국도 끓여먹었다.
주말에는 버거씨한테 내가 떡국 끓여줘야지.
*이전 말줄임표 글에서 응원 댓글 주신것들 하나하나 여러번 읽었습니다. 사적이고 민감한 내용이라 일일이 댓글을 달기는 망설여지더라구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큰 응원이 되었고 너무나 감사합니다.
돈 보다 사람이 중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미 새해 복 많이 받았습니다.
올 한해는 특별히 좋은 해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제 블로그 단골 친구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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