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과 월요일을 쉬는 나에게 화요일은 남들의 월요일과 같다.
물론 출근하기 싫어서 전날 저녁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없지만 말이다.
간헐적 단식으로 보통 평일에는 오전 11시에 해독쥬스를 첫끼로 먹는 나이지만 오늘은 특별히 예외를 두기로 했다.
출근 후 시장에 있는 빵집에서 오랜만에 빵을 먹어볼까.

SK는 페스트리안에 사과 콩포트가 든 쇼쏭오뽐을 먹겠다고 했다.
나는 오랜만에 브리오슈가 먹고싶네.
원래 나도 빵안에 아무것도 안든건 안 좋아했는데 사실 시어머니가 갓구워다 주시던 따끈따끈한 브리오슈의 맛이 문득 문득 떠오를때가 있더라.
빵집 일하시는 안아주머니가 잠깐 자리를 비우셨길래 보기만 해도 즐거운 빵들을 둘러보았다. 그렇다가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네.

너 왜 거기서 있는거냐.

아몬드크루아상. 넌 그걸 좋아하는구나.
저건 앞으로 절대 사먹지 말아야지....

휴대폰을 꺼내서 빵을 훔쳐먹는 참새를 찍었다.
찍다가 안 아주머니가 달려오시더니 나를 보며 혀를 차셨다ㅋㅋ 새가 빵을 훔쳐먹는데 그걸 내 쫒아주지않고 찍고 있냐면서 말이다 ㅋㅋㅋ
"헤헤 귀엽잖아요."
내 말에 아주머니가 웃으셨다.
"쇼쏭오뽐이랑 브리오슈 하나 주세요. 안쪽껄로 담아주시고요.ㅋㅋㅋ"
SK가 계산하라고 현금을 줬지만 내 카드로 계산했다. 두 개에 3유로였다. 프랑스에 살다가 떠난 사람들은 이 빵이 눈에 밟혀서 어떻게 살아가는걸까 잠깐 생각했다. 프랑스에 살 수록 빵에 중독돼 가고 있다. (참새따윈 내 식욕을 막지 못한다. 나도 프랑스인이 다 된건가.)

푸짐하다.
11시에 먹으려고 했던 해독쥬스도 꺼내서 한잔씩 나눠 마셨다.
정말 맛있다.

덕분에 일주일의 시작이 풍요롭고 여유롭네.
참새야 너도 그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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