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처없이 걷다가 나타난 별천지.
바로 이곳이 동루이스 1세 다리라고 한다.
나 티비에서 이 장면을 딱 본 것 같다!

우리 둘다 우와! 하고 동시에 탄성을 질렀다.
가슴이 뻥 뚫리는 뷰!
저녁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왔다.

화려한 야경에 취해있다가 아래로 고개를 내려보니 180도 다른 풍경이 코밑에 펼쳐져 있었네. 화려한 모습밑에는 이렇게 허물어져가는 초라한 집들이 공존하고 있었구나. 빈부격차가 실감된다.

"내 사촌이 포르투를 왜 그렇게나 사랑하는지 이제 알 것 같아."
포르투에는 버거씨의 사촌이 살고 있다. 고모님 팔순때도 만났던 사촌인데 포르투갈에 산다는 것만 알았지 그게 포르투인지는 버거씨도 몰랐다고 한다. 우리가 여행 출발 하기 전날 버거씨 아버지가 말해줘서 알았다고-
근데 사촌은 하필 다른 지역으로 휴가를 가 있어서 우리를 만나지 못한다며 엄청 아쉬워했다고 한다. 다음에 꼭 다시 놀러오라고 신신당부하며 방문할 곳들 리스트를 보내주기도 했다고.
"사촌은 포르투에 산지 20년가까이 돼. 아이들도 다 이곳에서 나고 자랐지. 사촌 부부는 나이들면 프랑스도 돌아가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젠 생각이 바뀌어서 그냥 노후에도 여기에 눌러 살 생각인가봐. 특이 아이들이 포르투를 절대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다네. 근데 여길 막상 와 보니 그 이유를 좀 알겠어. 정말 아름다운 곳이야. 사람들도 친절하고."
우리도 종종 노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한다.
추운 날씨를 질색하는 나를 위해 버거씨는 퇴직하면 따뜻한 남프랑스로 가자고 했다.
그 나이쯤 되면 나는 드디어 진정한 정착을 하게 되는걸까.
작년까지만 해도 이 나이까지 집도 없고 여전히 떠도는 신세가 서러웠는데.
지금은 괜찮다.

방랑자같은 삶 나쁘지 않아.
속박도 없고 책임도 없고.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거니까.
이 세상이 내 집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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