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는 아무래도 비수기가 없을 듯 하다.
춥고 비가 많이 오는 이런 가을에도 거리마다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으니 말이다.

비가 하루에도 몇번씩 오락가락 하길래 나는 버거씨에게 트램 투어를 제안했다.
"그냥 표 하나씩 끊어서 끝까지 한번 가 보는거지 뭐."
버거씨는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좋아했다.
기계로 표를 사는데 좀 애를 먹었다. 처음 기계는 고장이었고 두번째도 카드 결제때문에 애먹었고.. 결국 행인에게 도움을 받았는데 그또한 명확하진 않았음;;
우여곡절끝에 트램에 올라탈 수 있었다.


창밖으로 아름다운 경치가 잠깐 이어졌다. 하지만 그후부터 노선 종점에 갈 때까지 계속 지하터널로 감 ㅋㅋㅋ
황당한 상황에 우리 둘 다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이 시커먼 터널을 보려고 그 고생을 하고 표를 샀냐며. 그래도 실컷 웃었으니 되었다.

그래도 비오는 동안 아늑한 트램에 앉아 수다 잘 떨었지 뭐.
트램 투어 한바퀴하고 나서 마지막 저녁에도 우리는 야경을 보러갔다.

오늘도 따끈한 군밤 한봉지 사 먹고.
질리지 않는 야경을 실컷 감상했다.


이번 여행도 정말 즐거웠다 그치?
이번에도 우리는 참 많이 웃었어. 언제 제일 많이 웃었더라?
난 포르투에서 제일 웃겼던건 브리트니 춤췄던 남자.
(브리트니스피어스 틀어놓고 자기 혼자 심취해서 춤추다가 앞에 아가씨들 테이블 위로 드러눕고 끼를 부렸는데 그 여자들이 극혐했음 ㅋㅋ)
아 모루공원에서 춤추던 아저씨도 웃겼잖아. 팔을 막 이렇게 휘두르면서 춤을 췄는데 꼭 당신처럼 추더라 ㅋㅋㅋ (버거씨가 잠시 샐쭉했음ㅋㅋ)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제일 웃겼던 장면들을 되짚어보며 또 한번 배꼽이 빠져라 웃었다.
수준이 비슷한(?) 농담을 나누고 같이 까르르 웃을 수 있는 편안한 인연 참 귀한건데. 난 행운이다.

화장실이 없어서ㅋ 앞에 있는 바에 들어갔다.

탁트인 야경을 보니 들어오길 잘했다고 우리끼리 자화자찬했다.
특히 핫한 맨 앞줄에 빈자리가 없었는데, 뒤 테이블에 앉아있다가 두 자리가 나자마자 내가 빛의 속도로 달려가서 명당을 획득!

추운 날씨에 찬 음료 마시느라 손을 좀 떨긴 했지만 ㅋㅋ 그래도 너무 낭만적인 시간이었다.

앞으로 더 아름다운곳에 다 데려가 준다고 약속하는 우리 버거씨.
이런 사람을 만난건 정말 행운이다.
선물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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