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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인생 새출발/포르투 여행

선물같은 사람

by 요용 🌈 2025.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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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는 아무래도 비수기가 없을 듯 하다. 

춥고 비가 많이 오는 이런 가을에도 거리마다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으니 말이다. 

비가 하루에도 몇번씩 오락가락 하길래 나는 버거씨에게 트램 투어를 제안했다. 

 

"그냥 표 하나씩 끊어서 끝까지 한번 가 보는거지 뭐."

 

버거씨는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좋아했다. 

 

기계로 표를 사는데 좀 애를 먹었다. 처음 기계는 고장이었고 두번째도 카드 결제때문에 애먹었고.. 결국 행인에게 도움을 받았는데 그또한 명확하진 않았음;; 

 

우여곡절끝에 트램에 올라탈 수 있었다. 

 

창밖으로 아름다운 경치가 잠깐 이어졌다. 하지만 그후부터 노선 종점에 갈 때까지 계속 지하터널로 감 ㅋㅋㅋ 

황당한 상황에 우리 둘 다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이 시커먼 터널을 보려고 그 고생을 하고 표를 샀냐며. 그래도 실컷 웃었으니 되었다. 

그래도 비오는 동안 아늑한 트램에 앉아 수다 잘 떨었지 뭐. 

 

트램 투어 한바퀴하고 나서 마지막 저녁에도 우리는 야경을 보러갔다. 

오늘도 따끈한 군밤 한봉지 사 먹고. 

질리지 않는 야경을 실컷 감상했다. 

 



이번 여행도 정말 즐거웠다 그치? 

이번에도 우리는 참 많이 웃었어. 언제 제일 많이 웃었더라? 

난 포르투에서 제일 웃겼던건 브리트니 춤췄던 남자. 

(브리트니스피어스 틀어놓고 자기 혼자 심취해서 춤추다가 앞에 아가씨들 테이블 위로 드러눕고 끼를 부렸는데 그 여자들이 극혐했음 ㅋㅋ)

 

아 모루공원에서 춤추던 아저씨도 웃겼잖아. 팔을 막 이렇게 휘두르면서 춤을 췄는데 꼭 당신처럼 추더라 ㅋㅋㅋ (버거씨가 잠시 샐쭉했음ㅋㅋ)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제일 웃겼던 장면들을 되짚어보며 또 한번 배꼽이 빠져라 웃었다. 

수준이 비슷한(?) 농담을 나누고 같이 까르르 웃을 수 있는 편안한 인연 참 귀한건데. 난 행운이다. 

 

화장실이 없어서ㅋ 앞에 있는 바에 들어갔다. 

탁트인 야경을 보니 들어오길 잘했다고 우리끼리 자화자찬했다. 

특히 핫한 맨 앞줄에 빈자리가 없었는데, 뒤 테이블에 앉아있다가 두 자리가 나자마자 내가 빛의 속도로 달려가서 명당을 획득! 

추운 날씨에 찬 음료 마시느라 손을 좀 떨긴 했지만 ㅋㅋ 그래도 너무 낭만적인 시간이었다. 

 

앞으로 더 아름다운곳에 다 데려가 준다고 약속하는 우리 버거씨. 

이런 사람을 만난건 정말 행운이다.  

선물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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