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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인생 새출발/포르투 여행

한국 사람을 보면 괜히 혼자 반가워서

by 요용 🌈 2025.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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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씨는 포르투에서 가장 놀랐던 것 중 하나가 수많은 한국인 관광객이었다고 말한다.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한국인을 본 건 처음이야." 

 

가족단위나 단체 관광객들도 많았지만 젊은 한국인 커플들이 정말 많았다. 아마 신혼여행으로 온 듯도 하고. 

 

한국인들이 지나갈 때 마다 버거씨는 자꾸 눈을 끔뻑이며 나한테 신호를 보냈다. "맞지? 맞지?" 이런 느낌ㅋ 

며칠만에 한국인이랑 중국인, 일본인들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했다. 

한국인들을 만나니 괜히 들뜨고 반가운건 어쩔수가 없었다. 

가는곳마다 친근한 한국말이 들리니 자꾸만 말을 걸고 싶어지는게 문제라면 문제다. 

나도 모르게 불쑥 불쑥 말을 걸었다가 몇번이나 후회했다;; 

 

"제가 두 분 사진 찍어 드릴까요?"

 

처음에는 상대도 반가워하는듯 하다가 이내 내가 외국인 남성과 있는걸 보면 어색한 침묵과 함께 그대로 굿바이... 

 

나 이제 말 걸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자꾸만 나도 모르게 다가가게 된다. 

 

제가 갑자기 말걸어서 당황하신 분들 혹시 이 글을 보신다면 사과드립니다. 많이 놀라셨지요ㅎㅎㅎ 

 

한식당에서 옆 테이블 한국인 젊은 커플한테 불쑥 "반찬 시키실거면 오이말고 차라리 김치만 두개 시키세요" 라고 말한것도 오바였던것 같아 반성한다...;; 한마디라도 더 나누고 싶어서 식당을 나오면서도 굳이 맛있게 드시라고 그 테이블에 인사하며 나옴ㅋ

 

 

 

 

내가 살갑게 먼저 말을 걸때마다 상대가 부담스러워하며 떠나는 모습을 다른 도시에서도 몇 번 목격한 바있는 버거 씨는 조금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설명해주었다. 

 

한국에서는 모르는 사람에게 인사를 하지 않아. 한 동네 주민이어도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면 인사를 안해. 그리고 길에서 전도나 판매등의 목적으로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어서 그것도 낯선이들과의 대화를 꺼리게 되는 이유중의 하나지. 하지만 막상 대화를 나누어보면 다들 좋은 사람들이야.

 

포르투에 한국인들이 많긴 했어도 프랑스인은 그보다 세 배쯤 더 많았다. 가는 곳마다 근처에 프랑스인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프랑스어가 들리면 모르는 사람끼리도 가볍게 농담을 하고 대화를 하더라. 그 모습이 조금은 부럽기도 했다. 

건물 사이로 보이는 반짝이는 강을 발견하고 탄성을 질렀다.

 

 

마지막날 볼량 시장에서 파스타 사먹으려고 줄 서 있을때였다.

바로 앞에 서 있는 아가씨의 휴대폰에서 한국어를 우연히 포착했는데 순간 나는 반사적으로 "어, 한국인이세요?" 라고 또 말을 걸어버렸다. 금새 또 상대가 부담스러워하면 어쩌나 하고 위축되려던 찰라, 그녀는 나를 반기며 "여기 카드 결제도 될까요?" 라고 되 물어왔다. 질문 환영입니다!!!! 모르는거 있으면 다 물어보세요 호호호

교환학생으로 한학기 와 있는 동안 주변 도시들을 열심히 여행 다니는 중이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잠깐이었지만 나와의 대화가 그녀의 향수병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분이 너무 좋았다. 또 신나서 더포크 앱도 알려주고 한식당도 있으니 가보라고 추천해 줌ㅎ 그녀는 나 더러 말걸어줘서 고맙다고 오히려 나한테 인사를 했다. 

제가 더 고마웠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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