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시어머니따라 장보러 다녀온 소소한 이야기

by 낭시댁 2019. 7. 7.

한가로운 오후 자서방은 소파에 누워 낮잠에 들고 나는 해드셋을 끼고 미드를 보고 있었다. 바로 내가 요즘 빠져있는 미드는 기묘한 이야기(straner things) 시즌3.

그러다가 시어머니께서 야채사러 가신다고 하셔서 나도 따라 나서게 되었다.

시어머니 차를 타고 가는 도중 한 그룹의 소년들이 보였다.

“내일부터 이곳 학교들 여름 방학이 시작 된단다.”

“한 한달정도 하나요?”

“여름 방학은 두 달 정도 해. 대신에 겨울 방학은 2주 밖에 안되지. 그런데 10월에도 2주 휴일이 있고 크리스마스에 2주 그리고 부활절에도 2주 휴일이 있어”

“완전 좋네요. 전 어렸을때 방학하면 엄마가 바로 외할머니댁으로 보냈어요 거기서 방학 기간 내내 지냈죠. 항상 그랬어요”


“그래? 나도 마찬가지였단다. 방학때마다 스페인에 있는 이모네서 지냈거든. 아주 어렸을때 부터 항상 가서는 그 동네 친구들이랑 놀았어. 바로셀로나 이모네에 지금도 매년 가는데 거긴 나한테 고향이나 마찬가지야”

“그래서 스페인어가 유창하신거군요?”

“그 영향이 컸지. 이모는 아침밥만 멕여서는 매일 밖에 나가서 놀게 했어. 거기 동네 꼬맹이들이 다 몰려나와서 노는데 경비아저씨만 고생했지. 그 아저씨가 항상 우리를 돌봐줬거든. 애들이랑 아이스크림도 같이 사먹으러 가기도 하고. 점심 먹느라 잠깐 집에 갔다가 다시 나와서 해질때까지 놀았어. 그 시절엔 안전했거든. 요즘이라면 상상도 못하지.”

시어머니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는데 눈에 그 모습이 그려지듯 했다. 시댁 앨범에서 봤던 시어머니 어릴적 모습도 겹쳐지면서-

마트에 가서 필요하신 걸 고르는 동안 이것저것 보여 주셨다. ​

​"이게 네가 아침에 먹었던 그 잼을 만든 재료야. 산에서 자라는 걸로 사다가 내가 직접 만든거지. 밭에서 재배되는거 보다 건강해." 


새우, 감자, 올리브, 파인애플, 치즈등등을 장바구니에 담으셨고, 내가 좋아하는 히올레와 새우칩도 사주셨다.

집에 돌아왔더니 자서방은 간만에 아주 꿀 잠을 잔 모양이다. 

사실 시차적응때문에 자서방이 밤잠을 설치고 있지만 이곳에서 낮잠 조차 편하게 못자고 있는 이유가 있다. 

바로 시어머니때문이다. ㅎㅎ 시어머니는 혼잣말도 크게 하시고ㅎㅎ 노래도 크게 부르신다. 거기다 요리를 좋아하셔서 다양한 요리 기계들이 큰소리를 내며 온종일 돌아가고 있기때문이다ㅎㅎ 요리하시다가 가끔 스페인어나 독일어로 혼자서 크게 감탄사등을 외치실때는 나도 깜짝깜짝 놀랜다.

종종 시어머니께 장보러 가자고 해야겠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