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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금요일은 라비올리라는 시어머니

by 낭시댁 2020. 5. 23.

 
시어머니께서 오늘따라 “금요일은 라비올리” 하면서 노래를 자꾸 흥얼거리셨다.

프랑스 발음으로 ‘하비올리’

그게 뭐냐고 여쭤보니 시어머니는 그냥 웃으시면서 금요일은 하비올리 모르냐며 노래만 하셨다. 무슨 광고에 나오는 노래를 따라 하신것 같다.ㅎㅎ  이런 흥이 넘치는 시어머니의 모습은 나에게 항상 에너지를 준다. 

나중에 ‘이탈리아 만두’라고 하셔서 바로 이해를 했다.

오후에 이거 만드시는데 엄청난 정성을 들이셨다.

안에 들어가는 주재료가 치즈랑 시금치라서 치즈를 안먹는 '이상한' 우리 남편을 위해서는 크림소스로 대체를 하셨다.

 

 

 

 

 

 

 

 

식사시간이 되기 전에 시어머니께서는 물을 끓여서 딱 한개만 정성스레 삶으신 후 작은 접시에 담아 포크와 함께 자서방에게 맛보라고 거실로 가져오셨다.

그런데 우리 자서방은 끄트머리 반죽만 조금 끊어 먹더니 치즈 냄새가 난다며 그냥 안먹는다고 했다.

우리 시어머니는 넣지도 않은 치즈가 왜 들어갔겠냐며 대노를 하셨지만 자서방은 단호박.

나는 미리 예상한 장면이라 옆에서 눈치없이 막 웃고ㅋㅋㅋㅋㅋ

이래서 나는 자서방한테 새로운 요리는 안해준다. 자기가 먼저 먹겠다고 말하지않는 한-

저녁 식사를 위해 테이블을 세팅하고 있는 자서방에게 시어머니는 말씀 하셨다.

“넌 그럼 오늘 아무것도 먹지마! 먹을거 없으니까.”

나도 거들었다.

“그러게요. 우리는 더 많이 먹을수 있게됐어요!!”

 

 

별 걱정이 없어 보이던 자서방은 언제 봤는지 시어머니께서 사두셨던 푸아그라를 찾아서 들고왔다.

그리고는 눈치도 없지... 안그래도 시어머니가 정성껏 만든 음식을 아들입에도 못 넣어서 마음이 상하셨는데
그 앞에서 푸아그라가 너무 맛있다며 눈이 돌아가는 리액션을 하고있었다.

그만 좀 하지..

시어머니의 눈치를 보고 있던 나와 시아버지는 연신 라비올리가 너무 맛있다고 엄지를 세웠다.

 

 

 

라비올리를 맛있게 다 먹었을때, 자서방이 바게트 조각에 푸아그라를 얹어서 먹으라고 건네주었다.

이상하다..
이게 이렇게나 맛있었던가...

 

 

그러다 시어머니 눈치가 조금 보여서 표정관리를 한 후에 일부러 단호한 소리로 말했다.

“푸아그라가 맛있긴 해도 라비올리만큼은 아니야!! 얼마나 맛있다고. 남편은 얼마나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놓쳤는지도 모르는 바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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