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프랑스 시어머니 홈쿠킹 - 갸또 인비저블 (사과 & 주키니)

by 낭시댁 2020. 6. 20.

두번의 장례식 (그러니까 시아버지의 동생과 시어머니의 사촌언니) 참석을 위해 각각 1박2일로 떠나게 되신 시어머니는 그간에 우리 부부가 굶을것 같으셨는지 요리를 잔뜩 해놓고 가실 생각이신것 같았다.

쿠글로프도 하나 새로 구우셨고 갸또를 두가지 만들거라고 하셨다.
평소 시어머니께서 식사용으로 주키니로 자주 만들어 주시던 음식인데 이름이 갸또 인비저블 (Gâteau Invisible)  이라는건 처음 알았다. 

프랑스 발음으로 갸또 앙비지블르-ㅎ 프랑스 발음은 정말 재미있음. 앙비지블르~
밀푀유처럼 층층이 예쁜 단층의 모양이 자르기전에는 꽁꽁 숨겨져있어서 그런 이름이 붙은게 아닐까 짐작해 본다. 

갸또 인비저블주키니로 만들기도 하지만 디저트용으로 사과 갸또 인비저블을 만들기도 한다고-

이날 시어머니는 두가지를 연속으로 다 만들어 주셨다. 

사과 갸또 인비저블

타르트처럼 갸또역시 사과는 항상 빨간거말고 노란색 사과를 이용하는게 좋다고 하셨다.

도구를 사용해서 사과 가운데 씨부분을 동그랗게 제거하셨고 껍질도 제거한 후에 채칼로 얇게 잘랐다. 사과를 얇게 슬라이스해서 듬뿍 넣는게 중요한 것 같았다. 반죽은 사과에 조금씩 뭍히는 수준이랄까-

 

 

채칼로 슬라이스하는데 조심하라는 말을 열번도 넘게 들은것 같다. 채칼이 너무 날카로웠다. 나역시 시어머니께서 채칼을 쓰시는게 불안해 보여서 조심하시라고 여러번 말씀드렸다.ㅎ

 

 

사과 6개 몽땅 슬라이스 했다.

완전 듬뿍- 

중간중간 갈변되는걸 막기위해 반죽과 계속 섞어주면서 슬라이스했다.

한쪽에는 오븐용기에 버터를 손으로 바르고 그 위에 밀가루로 한번더 입혔다. (밀가루 대신 설탕을 입히시도 하신다. 나중에 용기와 잘 분리되라고..)

 

 

이제 오븐으로~

 

 

갖 구워져 나온 모습인데 뜨거운데도 내가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말리시며 주변에 지저분하게 붙은 반죽들을 제거하셨다.

주키니 갸또 인비저블

사과 갸또 인비저블이 오븐속에서 달콤고소한 냄새를 내며 익어가고 있을때 이미 시어머니께서는 주키니를 꺼내 씻고 계셨다.

사과 갸또 인비저블이 달콤한 디저트라면 이건 설탕이 빠진, 고소 짭짤한 식사용이다. 다만 만드는 방법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

역시 채칼로 얇게 슬라이스된 주키니가 아낌없이 듬뿍 듬뿍 들어갔다.  

 

 

반죽과 잘 섞어서 용기에 부어줌- 

 

 

완성되자마자 시어머니께서 들고나오셔서 온식구들에게 보여주셨다. 

우리 시어머니 이 순간을 항상 즐기신다. ㅎㅎ 

이제 시식- 

우선 사과-

 

 

어마어마한 맛이다. 이건... 먹어보지 못한 맛이다. 타르트와 비슷하기도 하지만, 난 이게 타르트보다도 더 맛있었다. 

폭신폭신한게 사과라는 느낌이 전혀 안들고 오히려 고구마 케잌같은 느낌? 

 

 

노란사과가 버터와 만나서 오븐에서 익으면서 뭔가 고구마케잌처럼 부드러운 맛이 났다. 내가 갸또 인비저블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았지만 그 중에서 단연 최고의 모양이고 또 최고의 맛일거라고 자부 한다.

레시피를 받았으니 나중에 꼭 혼자서 실습을 해 보고 성공하면 레시피를 따로 올려야겠다. 

 

 

이건 자주 먹어왔던 주키니 갸또 인비저블

한국에서 비오는날 부쳐먹는 주키니전 같은 느낌이 있다. 그만큼 친근하고 맛있다.  이건 자서방도 잘 먹어서 나중에 꼭 만들어 줘야 할 요리다- 

이미 시어머니께서는 내가 스스로 베이킹을 하는데 부족한 것이 없도록 모든 도구들을 마련해 주셨고 레시피도 정리해 주고 계신다. 지인들과 통화하실때마다 우리 며느리 요즘 인턴이라며, 교육 시키느라 바쁘다고 말씀하시고, 살짝 스파르타식으로 몰아붙일때도 있으시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챙겨주시는걸 보면 어떻게 다 갚아드려야 할 지 송구할 지경이다. 

오늘도 베이킹을 눈으로 배웠다. 

실습 잘해서 칭찬받아야겠다. 

아직 인턴이라 작은 칭찬에도 춤을 추는 중이다 ㅎㅎ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