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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외국인 시부모님께 양배추말이를 해 드렸더니

by 낭시댁 2020. 8. 1.

아침일찍 갑자기 생각이 떠올랐다. 

한국음식을 만들어서 시부모님께 갖다드려야겠다고 말이다. 

냉장고에 있던 큰 양배추를 쪄서 양배추 말이를 해 드리기로 했다. 참치쌈장을 곁들여서-

분명 좋아하실 것 같았다. 

그때 마침 시어머니께서 먼저 메세지를 보내셨다. 

"야채 가지러 올래? 왔다가 점심도 먹고 가도 좋구." 

"네, 안그래도 제가 먼저 연락드리려고 했어요. 제가 요리해서 점심때 가져갈게요~" 

"오늘 우리 부부가 호강하겠구나. 한국음식 만들거니?"

"네. 재료는 직접 드시면서 맞춰보세요." 

써머믹스에 찜기를 올려서 시어머니께 배운대로 양배추를 쪘다. 그리고 수비드로 익혀둔 닭다리살을 밥과 함께 양배추에 말았다. 그리고 그 위에 참치쌈장을 얹었다.

쌀이 찰기가 없어서 날리는 바람에 좀 고생했다. 

참치쌈장은 참치랑 쌈장이랑 마늘, 양파, 주키니, 가지를 작게 다져서 같이 볶아서 만들었다. 

그리고 내가 먹고싶어서 감자 호박전도 몇장 부쳤다.

 양배추를 찌기 시작해서 모든 음식이 끝날때까지 장장 두시간이 걸렸다. 양배추말이는 다신 안하는 걸로-

시어머니께 미리 사진을 보내드렸더니 답장으로 말씀하셨다. 

"오 세상에! 너 레스토랑 차렸니?"

너무 기대를 하실 것 같아서 또 걱정 되었다.

시댁에 도착했을때 시어머니께서는 남은 찬장들의 청소를 죄다 끝냈다며 모두 열어서 보여주셨다.

“이것 좀 보렴. 나 쌀이 이렇게나 많았더라? 깊숙히 넣어놔서 청소를 안했더라면 못 먹을뻔 했지 뭐니.” 그 말씀이 어찌나 웃기던지 쌀을 보면서 둘이서 큰소리로 웃었다. 

아침에 비가 온 후라서 테라스에서 식사를 못하고 다이닝룸에서 점심을 먹었다. 

호박전을 위해 내가 간장과 식초로 소스를 만들어서 싸간 음식들을 펼쳤다. 재료를 맞추시라고 말씀드렸는데 깜빡하고 내가 재료를 먼저 말해버렸다. ㅎ

시어머니 시아버지 두분 다 너무 맛있게 드셔주셨다. 깨끗하게 먹고 후식으로 멜론을 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빈통은 씻어주신다는걸 괜찮다고 그대로 챙겼다.  

시어머니께서는 전날 만드셨다며 자서방과 저녁에 먹을 수 있도록 미트볼이랑 수비드소고기스테이크를 싸주셨고, 쟁반2개와 파스타 등등 살림도 챙겨주셨다.

시어머니께서는 걸어서 5분걸리는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짐이 많아서 안된다며 굳이 차로 집까지 태워다 주셨다.

그리고는 부담될까봐 집 안에도 안들어오시고 엘리베이터에 짐만 넣어주시고는 쿨하게 떠나셨다.

오늘은 마음먹고 대접해 드리려고 했는데 결국은 드린것 보다 더 많이 받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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