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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분가해도 여전히 시댁 그늘 속

by 낭시댁 2020. 7. 22.

자서방이 출근하고 혼자서 썰렁한 테이블에 앉아 아침을 먹었다. 

미리 커피를 한잔 마셔서 커피대신 고소한 우유를 곁들였다. (우유가 저렴하고 맛있다!! 처음에는 무지방으로 잘못 골랐지만 일반 우유로 골랐더니 더 고소하다! ) 

 

 

시어머니와 함께 만든 블루베리잼
시어머니가 주신 보르디에 가염버터 (정말 맛남!!!)
시아버지가 사다주신 바게트
접시식탁이며 식탁보까지도-

독립을 하긴 했지만 여전히 시댁의 그늘속이구나...ㅎㅎ

저녁메뉴를 위해 어제 사다놓은 닭다리로 수비드를 하려고 보니 진공포장하는 기계를 시댁에서 안가져왔나보다...

그거 가지러 시댁에 잠깐 갔더니 시어머니께서 바게트와 냉장고에 있던 야채를 있는대로 담아주셨다.

"아참, 혹시 접착제 있으세요? 싱크대에 살짝 떨어지려고 하는 부분이 있어서 미리 단단히 붙여두려구요." 

"그래, 여기 있다. 이거 엄청 강력한거니까 절대로 손에 올려놓고는 쓰지말거라."

"이 개구리는 뭐예요? 마리필립아주머니네 다녀오셨어요?"

마리필립아주머니는 개구리를 엄청 좋아하신다. ㅎ

"아니~ 그거 우리집에 있던거야. 너희집에 컬러가 부족해 보이더라구. 벽도 흰색에 가구들도 죄다 무채색이잖니. 그래서 파란 개구리라도 놓으면 좋을것 같아서 넣어놨다." 

 

 


"아참, 저희 부모님이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이사하는 게 너무 궁금하기도 하고 멀어서 도와주지 못해서 걱정되는데 시부모님이 바로 옆에서 잘 챙겨주셔서 안심되고 감사하시대요." 

"그래그래 충분히 이해 간단다. 지금은 우리가 바로 옆에 있어서 얼마나 안심되고 좋은지 몰라. 너희가 태국에서 이사를 한다고 했을땐 나도 꼭 그럼 마음이었거든. 지금은 필요한게 있으면 뭐든지 말하렴. 그리고 항상 아무때나 먹으러 자러 와도 된다는것도 명심하구. 부모님께도 코비드 끝나면 꼭 놀러오시라고 다시 한번 잘 말씀드려보렴." 

짐을 들고 나오는 나를 배웅해 주시면서 시어머니께서 한번 더 물으셨다. 

"무거우면 내가 태워다줄까? 더 필요한거는 없고?" 

"안 무거워요, 걸어가면 돼요. 그리고 더 필요한건 아시면서요- 모웬이요."

"아... 이제는 안 물어본다는걸 자꾸 또 물어보는구나..."

같이 살때 보다 독립하고 나니 시부모님의 정이 더 많이 느껴지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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