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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마트에서 시어머니를 딱 만났다.

by 낭시댁 2020. 7. 24.

전날 자서방이 키쉬가 먹고 싶다고 말하며 몇가지 팁을 알려주었다. 

"엄마처럼 키쉬 반죽은 직접 만들지 말고 마트에서 그냥 사면 돼. 그리고 크림도 엄마처럼 냉장고에 있는 생크림으로 사지말고 네모곽에 있는걸로 사. 그게 유통기한도 길고 맛도 똑같애." 

음... 시어머니가 들으시면 안좋아하시겠는걸...

 

다음날 아침에 동네 슈퍼인 리들로 가서 이것저것 물건들을 고르고 있는데 시어머니로부터 메세지가 왔다. 

'어디니? 나 리들인데 너 혹시 필요한거 없니?'

'저도 리들린데요?'

헐... 내가 시어머니 생각을 너무 많이 했나보다. 진짜 나타나실 줄이야 ㅋㅋㅋㅋ 

서로 다른 코너에 있다가 세상 반갑게 상봉을 했다. 사실은 어제보고 오늘 보는거임 ㅎㅎ

내 바구니를 살짝 내려다 보시다가 얼른 고개를 돌리시길래 내가 먼저 바구니에 담은 물건들을 보여드렸다. 

"이거 바게트 괜찮아요? 저 치포라타 소세지도 샀어요."  

"바게트는 그거 괜찮아. 치포라타는 리들에서 사는거 비추다... 그리고 저기에 버섯 세일중인데 봤니? 어제 그헝프레보다 훨씬 싸지?"

역시 키쉬 반죽을 장바구에 담을때는 나를 만류하셨다. 

"그러지 말고~ 내가 지금 집에가서 반죽 만들어 둘테니 오후에 와서 가져가는게 어떻겠니? 직접 만들어서 하는게 더 맛있지않니?" 

"이번에만 사고 다음에는 제가 만들게요ㅎㅎ 그냥 어떤가 싶어서 궁금해서 먹어 보는거예요~"

"그래라 그럼... 언제든지 나한테 메세지만 보내주면 내가 만들어줄게. 나한테는 너무 간단한 일이란다. 그리고 베이컨이랑 대파는 사지마. 우리집에 있는거 줄게. 집에 샐러드거리도 많으니 그것도 사지말고."

우리는 장을 같이 보고난 후 시어머니 차를 타고 시댁으로 바로 갔다.

아직 내가 시댁에 살고 있는 기분이다. ㅎㅎㅎ 

빨래통도 하나 주셨고

콜라를 한 잔씩 마신 후, 그 남은 콜라도 가져가서 마시라고 담아주셨다. (시어머니께 콜라는 큰 의미임) 

그리고 간 김에 자서방이 부탁한 연장 몇가지도 시아버지께 얻었는데 결국 짐이 많다며 시어머니는 집까지 다시 태워다 주셨다. 

주차장에서 내려서 집 현관까지 물건을 함께 날라 주신 시어머니는 집안에는 들어오지도 않으시고 쿨하게 손키스를 날리며 금새 가버리셨다.

 

 

 

이제 키쉬를 만들자~ 

베이컨을 따로 볶다가 대파도 같이 볶은 후에 

 

 

반죽을 틀에 깔고서 볶음 베이컨과 대파 깔고- 

 

 

계란, 우유, 생크림, 밀가루 반죽물을 부어서 30분간 구웠다.

 

 

난생처음 내가 혼자서 만든 키쉬- (반죽은 시판이지만)

아무래도 다음번에도 시판 반죽을 그냥 쓸 것 같다. 분명히 시어머니께서 만드실땐 간단해 보였는데 막상 시판을 써보니... 맛있고 간편하고... 

시어머니가 주신 샐러드를 곁들여 먹으니 내가 먹어본 키쉬 중 이게 제일 맛있는 것 같았다.(시어머니께는 비밀.) 자서방도 동의했는데 진심인지는 모르겠다. 

시어머니께도 사진을 보내드렸다. 칭찬 받을라구 ㅎㅎㅎ

"브라보!" 라며 따봉 이모티콘을 답장으로 보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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