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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내겐 너무 불편한 프랑스 은행 이용 후기

by 낭시댁 2020. 7. 29.

프랑스에 오자마자 자서방의 도움으로 은행 계좌를 꽤 신속하게 오픈을 했다. 어차피 자서방도 계좌를 새로 오픈해야 하는 상황이라 내꺼도 같이 만든것이다. 계좌 개설이나 이용이 한국과 너무도 달라서 후기를 정리하기로 했다. 

방문없이 우편으로 계좌 및 신용카드 개설 완료

코비드때문에 은행에 한번도 가지않고 우편으로 모든 서류를 주고 받았다. 신기한건 카드 비번을 은행에서 정해줘서 그걸 외우고 다녀야한다는 점. 그 비번이 비밀스럽게 적혀있던 종이를 내가 은밀히 간직하려고 했더니 자서방이 바로 잘게잘게 찢어서 폐기했다. 프랑스에서는 보안이 철저해야한다면서-  

그리고 내 담당자가 정해져 있다는 점도 신기했다. (내 담당자는 자서방의 담당자기도 하다.)

계좌와 신용카드 개설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에서는 뒤늦게 계약서을 보내라고 자꾸 우편물이 왔다. 계약서가 중간에 사라졌는지 결국 다시 보내야만 했다. 아 불편... 왜 팩스나 이메일로 안되냐고요...

시댁에서 지낼때는 시아버지께서 우편업무를 대신 해 주셨는데 이번에는 직접 처리해야만 했다. 그래도 믿을곳은 시댁뿐이라 봉투랑 우표좀 얻으려고 찾아갔지만 시아버지께서 우표는 다 떨어졌다며 봉투만 크기별로 왕창 내주셨다. 

용기를 내어(?) 시아버지께서 알려주신 가게로 가서 우표를 직접 구매했다. 

이게 뭐라고 이렇게 뿌듯한지ㅎㅎ

예쁜 스티커식 우표를 보니 어릴적에 침발라서 우표 붙여서 편지 부치던 기억이 ㅎㅎㅎ


자서방이 출근전에 미리 봉투에 내 서류도 넣고 주소까지 써두었기때문에 나는 자서방이 시킨대로 거기다가 우표만 두개 붙여서 집 근처 우체통으로 가서 부쳤다.

 

황당한 atm 입금기  

내가 한국에서 올때 환전해 온 현금을 입금하기 위해 토요일 오전에 자서방과 처음으로 은행에 갔다.

 


세월과 무게감이 느껴지는 은행 건물이다.  

은행입구에 atm이 딱 하나가 있었는데 이미 서너팀정도 줄을 서 있었다. 우리는 안으로 들어가서 직원을 만났는데 직원말이 현재는 코비드때문에 제대로 된 근무를 안하고 있다며 앞에 atm에 같이 가서 안내해 주겠다고 했다.  

우리 차례가 돼서 atm 기계에 내 카드를 넣고 입금을 선택했는데 입금금액을 내가 직접 눌러야 한다. 기계야 니가 직접 세봐야지... 하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침착하게 집에서 세번이나 세어온 금액을 눌렀다. 그랬더니 기계에서 흰 봉투가 나왔다. 마음이 점점더 불편해졌지만 ㅋㅋㅋ 직원이 시키는대로 거기다가 돈을 넣고 봉투 입구를 붙인후에 다시 기계에 넣었더니 영수증이 나왔다.

나는 진심 할말을 잃었다.

건물이 아름다우면 뭐합니까. 이렇게 불편한것을...

 

 

 


직원말이, 주말이 지나고 화요일이나 돼야 직원들이 기계안에 봉투들을 꺼내서 입금 처리를 할 거란다. 계속해서 뚱하게 바라보는 나에게 그 친절한 남자직원은 자신있게 말했다.     

"그렇지만 걱정 마세요. 항상 두명의 직원이 함께 업무를 처리 하기때문에 분실에 대한 염려는 안하셔도 돼요." (서로 감시하는 역할인가보다... 2인1조... )

태국보다도 더 후진 시스템이라고 자서방도 느꼈는지 직원에게 현대식 기계는 없는지 물었다. 그 직원은 당당하게 말했다.  

"네, 곧 이곳에도 현대식 기계가 생길 예정이에요. 하지만 이 기계도 지금까지 오랫동안 아무 문제 없이 사용 돼 왔고 지금도 사용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답니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큰 종합병원앞을 지나왔는데 그 건물 역시 오래되고 아름다운 건물이었다.  

예전같으면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말았겠지만 황당한 은행 시스템은 목격한 직후라서 그런가 뭔가... 오래된 걸 너무 좋아하는것 같다고 느꼈다. 건물 뿐 아니라 시스템도 말이다...

 

**덧붙임**

  • 카드 연회비가 55유로 (대략 7만 6천원) 이나 된다. 카드는 일반 카드는 아니고 cvc번호가 바뀌는 디지털 카드라서 연회비 12유로가 추가로 더 붙었다. 그래도 너무 비싸다...
  • 은행은 이자는 못줄망정 오히려 매달 수수료를 떼 간다고 했다. 아직 얼만지는 모르겠고 큰 금액은 아니라지만 그래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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