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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살이

너무 멋대로인 프랑스 배송직원

by 낭시댁 2020. 8. 6.

동남아에 살때도 한국의 배달 & 배송 시스템이 얼마나 빠르고 편리한지를 충분히 느꼈지만 프랑스에 와서는 더욱 큰 벽을 느꼈다. 

배송직원의 책임감과 콜센터의 서비스정신 그리고 업체의 후속조취등 무엇하나 기대할 수가 없나보다. 

이사할때 재고부족으로 누락되었던 가구들을 이케아에서 한차례 더 주문했는데 그게 세차례에 나눠서 배달이 온다는것이다. 하나는 우편으로 오고 나머지 두가지는 트럭으로- 

첫번재 트럭 배송은 잘 도착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우편배송이 시댁으로 도착했다는 것이다. 

시댁에 있을때 자서방이 이케아에서 주문을 했던 적이 있는데 자서방 이름만 보고 무슨 기록이 남아있던건지 직원이 시댁 물건을 배달 간 김에 우리꺼 까지 그집에 던져넣고 토낀것이다. (시어머니께서 대충 이런 뉘앙스로 표현하셨다.)  

시어머니께서는 주문하셨던 커피캡슐을 받으시면서 우리의 우편물까지 그집으로 함께 배송될 걸 곧 확인하셨고 후다닥 떠나버린 배송기사에서 전화를 해서, 우편물이 잘못 왔으니 기재된 주소로 다시 배송을 할 것을 요청하셨단다. 그랬더니 그 배송기사는 바쁜척 건성으로,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목록에는 그집 주소가 맞다며 전화를 끊어버렸다고- 

그 우편물은 오후에 시어머니께서 차로 직접 갖다주셨다. 꽤 무거워서 내가 주차장에 내려가서 시어머니와 같이 집으로 옮겨와야만 했다.

저녁에 퇴근한 자서방이 그걸 보고는 배송업체 콜센터로 전화를 해서 컴플레인을 했다.

평소라면 그냥 넘어가겠지만 아직 제일 큰 배송이 남아 있어서 그것마저 시댁으로 배송되지 않도록 확실히 처리해 달라고 신신당부했고 그 직원은 사과를 하며 알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다음날 그 배송은 또다시 시댁으로 갔다. 으아...

화가난 자서방은 콜센터로 다시 전화를 해서 해당 우편물을 다시 우리집으로 재배송 해 주도록 요구를 했다. 그런데 그 직원의 대답이 충격적이었다. 

잘못된 주소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한차례 그 집으로 배송이 완료된 기록이 있어서 재배송이 어려울수도 있다는것이다. 해당 지점으로 메세지를 보내겠지만 그 직원이 싫다고 하면 어쩔수 없다는 것. 

세상에... 이게 말이야 방구야... 한국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이건 상식에 안맞지 않나... 그런 소리를 콜센터 직원이 너무도 당당하게 말하고 있었다. 

자서방은 화를 내는 대신에 체념한 표정으로 통화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당연히 아무런 연락이 없었고 자서방은 이틀 후에 시댁에 가서 그 물건들을 직접 옮겨왔다.

앞으로 이케아에서 뭘 주문하면 어느집으로 올지 모른다는 건가...? 이사한 사람들은 새 주소로 물건 받는게 이렇게 어려워지는건가...? 

너무도 황당해하고있는 나에게 자서방은 말했다.  

"프랑스에서 배달일은 사람들이 꺼려해서 직원을 구하는게 쉽지가 않아. 아무리 컴플레인을 해도 저 사람은 계속해서 일을 하게 될거야. 프랑스에 온 걸 환영해..."

자서방은 말했다.

"슬프게도 이건 사실 프랑스뿐 아니라, 대부분 유럽 국가들이 변하고있는 방향이야. 직원을 고용하면 세금을 거의 급여의 절반만큼 지불해야하니 직원수는 점점 줄이게 되고, 그러면 서비스의 질은 점점 떨어지게되고...  우리집에 전기나 인터넷 설치할때 직원 오는거 봤어? 인터넷으로 직접 신청하고 설정하는게 다야. 전에 은행갔을때는 창구에 직원이 딱 한명밖에 없었지? 게다가 콜센터라고 항의전화하면? 모로코에서 전화를 받는데 그 사람들한테 많은걸 바라지 않게되지... 그 사람들 월급도 굉장히 적고... 한국으로 치자면, 한국말 쓰는 중국인들이 케이스를 핸들한다고 생각하면 비슷할것 같다. 이게 현실이야..." 

한국의 배송 서비스를 자서방이 한번 겪어봤으면 좋겠다. 빠르고 친절하고, 업체들간의 경쟁때문에 소비자들이 많은 이득을 보는 곳. 한국에서는 오히려 필요이상으로 너무 과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여기서는 너어어어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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