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새출발121 사주 명리학 참 재미있다. 지난해 여름. 나는 많은 문제들로 머리가 복잡했고 불안감에 지배당하고 있었다. 남편의 과거, 거듭실패하는 인공수정, 진로와 학업 등등... 내 인생은 왜이리 굴곡이 많을까.. 왜 나만... 이런 생각이 들다가 사주 명리학에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인터넷 강의를 찾아 한달여간 기초 명리학을 공부해 보았다. 새벽에 일어나서 전날 필기한 노트를 복습하고 한자를 다시한번 써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너무 재미있었다! 그러다 카톡으로 사주를 봐준다는 사람을 알게되어 바로 예약을 해버렸다. 대기가 길어서 한달 후에나 사주를 볼 수가 있었는데 기대와 달리 대부분의 내용은 내가 이미 공부하면서 풀어본 사주와 비슷해서 살짝 실망 할 뻔 했다. 특히 그분은 처음에 내 일주를 잘못 읽으셔서 내가 경진일주라고 정정을 해.. 2024. 7. 18. 자칭 로맨티스트라는 사람 지난 5월 4일 토요일- 학점은행제로 듣는 한국어 교원 2급 과정의 실시간 화상 세미나에 참여하느라 새벽 2시반부터 아침 6시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어야만 했던 날이다. 잠도 거의 못자고 오전에 출근을 했는데 이 날 또 가게에서는 역대로 바빠버리네...;; 우리 사장님 SK는 아주버님의 결혼식이 있어서 일찍 가야만 했고 나와 동생M 단 둘이서 우리 가게 역대 매출을 올려버렸다. M은 먼저 퇴근했고 나는 가게 청소까지 끝낸 후에 시장을 나서며 버거씨에게 전화를 했다. 그런데 버거씨가 뒤를 돌아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서점 앞에 서서 환하게 웃으며 팔을 크게 흔들고 있는 훤칠한 버거씨를 발견했다. 내 생일을 축하해 주겠다고 하던 이 남자는 오늘따라 옷도 너무 멋지게 차려입고 있었고 환하게 웃으며 달려와서 나.. 2024. 7. 17. 친구들과 함께했던 지난 생일 내 생일이 올해도 돌아왔다. 가게에서 일하는 도중 나의 새로운 가족과도 마찬가지인 동료들에게 생일 축하를 받았다. SK는 잡채를 만들어주었고 내동생 M은 정말 맛있는 초콜렛 케잌을 사와서 후식으로 나눠먹었다. 남편과 시아버지로부터 생일축하 메세지를 받았다. 2월에 헤어진 후 처음 받아보는 메세지였는데 고맙다고 짧게 답장을 각각 보냈다. 그날 저녁 나는 나의 작은 아파트로 알마, 에리카, 엘라, 마이크를 초대해서 생일파티를 했다. 부엌이 너무 작아서 요리가 수월찮은데다 이제는 오븐도 없으니 최대한 머리를 굴려서 메뉴를 골랐다. 닭다리 살로 만든 닭파전이었다. 양배추를 채칼로 슬라이스해서 한국식 샐러드도 만들었다. 친구들이랑 먹으라고 SK가 싸준 잡채까지 냈더니 나름 푸짐했다. 친구들이 맛있다고 정말 알.. 2024. 7. 16. 봄이 오고 있었다. 3월의 어느 토요일. 여전히 낭시의 날씨는 한겨울이었다. 퇴근 후 나는 룩셈부르크행 기차에 올랐다. 주말마다 버거씨가 나를 만나러 오곤 했는데 이번에는 버거씨가 룩셈부르크를 구경시켜주겠다며 나더러 한 번 와달라고 했던것이다. 기차에 오르는데 심정이 복잡해졌다. 남편과 정말 끝났다는 사실을 내가 완전히 받아들인게 맞나 싶기도 했다. 버거씨로 부터 문자메세지가 왔다. H-1 우리가 만나기까지 한 시간이 남았다는 소리다. 어제는 D-1이라고 메세지를 보내왔었는데. 아이처럼 카운트다운을 하며 얼굴볼 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것이다. 잠시 후 기차 창밖으로 마법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머릿속의 혼란스러운 목소리들이 일제히 멎었다. 해질녘 하늘에 보랏빛으로 물든 채 낮게 내려앉은 구름더미들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눈물이.. 2024. 7. 15. 이제는 꽃 길만 걸을거다 매주 일요일마다 친정엄마와 전화통화를 해 오던 나는 지난 12월부터 수개월째 전화통화를 피해오고 있었다. 버거씨와 4개월쯤 교재를 한 시점이 되었을때 나는 엄마에게 모든 진실을 말씀 드리기로 다짐했다. 나를 아껴주는 친구들도 있고 다정한 남자친구도 있으니 예전보다 더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우리 언니는 엄마의 충격이 상당할테니 본인이 미리 엄마에게 설명을 드리겠다고 했다. 엄마와 실로 오랜만에 화상통화를 했다. 엄마는 내가 전화를 피하는 이유를 대충 짐작하고 계셨다고 한다. 나는 엄마가 우시거나 최소 발을 동동 하시며 원통해 하실 줄 알았는데 의외로 침착하게 받아들이셨다. 심지어 위자료나 재산분할을 못받게 되었다는 말에도 조금 속상해 하긴 하셔도 크게 반응.. 2024. 7. 14. 급하게 찾아온 새로운 인연 이혼을 결정하고도 남편의 집에서 나는 여전히 숨막히는 동거를 이어가고 있었다. 어서 이사나갈 집을 구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았다. 고맙게도 동생 M의 남자친구가 보증을 해 주겠다고 자처해준 덕분에 집 검색에 속도가 붙었다. 나는 날마다 프랑스판 당근마켓인 봉꾸앙(le boncoin)을 뒤졌다. 중고거래 사이트지만 집거래도 할 수 있다. 어느 날 마음에 드는 스튜디오 한 곳을 발견했다. 제발 제발 이번엔 꼭 됐으면 좋겠다하는 마음으로 매물을 올린 사람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그 사람은 바로 답장이 왔고 왠지 믿음이 갔다. 나와 몇 번 메세지를 주고받던 그는 상황이 복잡하니 전화로 설명하는게 빠를 것 같다고 했다. 나는 프랑스어가 부족해서 통화는 불편하다고 했는데 영어로 통화가 가능하다는 답장이 왔다. 상황이.. 2024. 7. 13. 이전 1 ··· 16 17 18 19 20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