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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사주 명리학 참 재미있다.

by 요용 🌈 2024.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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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나는 많은 문제들로 머리가 복잡했고 불안감에 지배당하고 있었다. 
남편의 과거, 거듭실패하는 인공수정, 진로와 학업 등등... 
 
내 인생은 왜이리 굴곡이 많을까.. 왜 나만... 이런 생각이 들다가 사주 명리학에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인터넷 강의를 찾아 한달여간 기초 명리학을 공부해 보았다. 새벽에 일어나서 전날 필기한 노트를 복습하고 한자를 다시한번 써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너무 재미있었다!  
 
그러다 카톡으로 사주를 봐준다는 사람을 알게되어 바로 예약을 해버렸다. 대기가 길어서 한달 후에나 사주를 볼 수가 있었는데 기대와 달리 대부분의 내용은 내가 이미 공부하면서 풀어본 사주와 비슷해서 살짝 실망 할 뻔 했다. 특히 그분은 처음에 내 일주를 잘못 읽으셔서 내가 경진일주라고 정정을 해 드리기도 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분은 예사로운 분이 아니셨던것 같다. 내가 남편 얘기를 꺼냈더니 남편 사주를 함께 봐주셨다. 
 
"와.... 사주에 화가 진짜 많네요... 와..." 
 
그렇다. 내 사주에는 금이 3개인데 남편의 넘치는 화기운 앞에서 멕을 못추는 것이다. 
 
"아 그런데요... 이런 말씀 드리는거 좀 그렇지만요. 남편분... 사주상으로는 2025년에 모든걸 다 잃어버린다고 나와요. 부인도 잃고 돈도 잃고 직장도 잃고 가족도 친구도 명예도 다 잃어버린대요. 최악이예요. 그런데 보통 부부는 서로의 기운에 영향을 받거든요. 이런 경우 아내분 사주에도 같은 해에 기운이 안좋은게 일반적인데 2025년에 님은 아주 평화로워요. 오히려 좋은 해에 더 가깝다는거지요. 이 부분은 알아서 해석하시면 될 것 같아요." 
 
나는 그때 그 말을 듣고 너무 무서웠다. 남편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더니 뭐 그런걸 돈 주고 했냐며 오히려 핀잔을 들었다. 나는 남편이 뭐라고 하건말건 헬스장이나 테니스를 같이 등록하자고 졸랐고 남편이 건강에 더 신경쓰겠다는 약속을 기어코 받아냈다. 새끼손가락 걸고 엄지 도장찍고 복사까지- 했는데... 
 
뭐 역시나 남편은 약속을 우습게 아는 사람이었다. 
 
나중에 이혼을 결심하고 났을때 그때 사주 이야기가 떠올랐고 살짝 소름이 돋는 기분이 들었다. 남편이 빈털털이가 되는건 원치 않는데 미리 딱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그 당시엔 이혼은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정말 신기하구나. 
 

 
나중에 이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들려줬더니 알마가 살짝 웃었다 ㅡㅡ; 역시 외국인들이랑 사주얘기하는건 정말 난제다.
 
에혀... 내가 말을 말아야지... 
 
"카자흐스탄에도 비슷한 미신이 있거든. 그게 생각나서 웃은거야." 
 
미신아니라고 ㅡㅡ; 
 
"카자흐스탄에서는 열세살이 되었을때부터 매 12년마다 불운이 돌아온다고 믿어. 그래서 나는 네 남편이 몇살인가를 머릿속에 계산해본 거야. 13세, 25세, 37세, 49세, 51세가 불운한 나이인데 네 남편 그때 51세 아녔나?! 너는 혹시 37세에 별일 없었어? 한 번 생각해봐." 
 
"나 37세때 방황의 시기였지;;" 
 
"거봐! 은근히 맞다니까. 카자흐스탄에서는 그 해에 불운을 방지하기 위한 의식을 해야 돼. 소지품 중에 가장 아끼는 것을 남들에게 나눠주는거지. 나는 37세때 파티를 크게 열어서 친구들과 가족들을 초대했어. 음식을 준비하고 내가 아끼는 옷을 자매와 친구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주었지. 그러고나니까 마음이 편안해지더라. 덕분에 별탈없이 한해를 보낸것 같아."
 
"그 선물을 받은 사람한테 불운이 옮겨 가는건 아니야?"
 
"절대 아니야. 오히려 그 반대야. 그 기운은 나한테 있을때만 안좋은거고 그 물건들과 함께 좋은 기운으로 바뀌어서 내 지인들한테로 옮겨가는거야. 너도 나중에 49세가 되면 뭔가를 하는게 좋을거야. 난 미신은 잘 안믿지만 카자흐스탄에서 이건 꽤 중요한거라 나도 모르게 믿게 되는것 같아." 
 
내 친구 SK는 나만큼이나 사주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녀는 나에게 대운이 언제냐고 물었는데 확인해 보니 작년이었네. (그러니까 만 생일 기준으로 올 5월까지) 그래서 내가 그렇게나 지독한 한해를 보냈던가 보다. 네 엘레인님, 저 대운이었다네요. 그리고 저도 화개살이 두개랍니다. 백호살도 이써염... 천덕귀인, 월덕귀인, 천살 이런거 다 골고루 있네요.
 
SK는 또 이렇게도 말해주었다. 원래 경금이 반복해서 얻어맞고 부서지면서 단단하고 빛나는 보석으로 거듭난다고. 그런데 나는 이미 그 과정을 모두 지나온것 같다고 말이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인생이 하루아침에 이렇게까지 손바닥 뒤집듯이 바뀔수가 있나 싶었는데 또 이렇게도 해석이 되는구나. 
 

 

*카톡 사주는 [프랑스 사주방]이라는 이름의 오픈 채팅방에 접속헤서 이분께 처음에 연락 드렸던건데 다시 시도해 보니 창이 닫혀있어서 더이상은 저도 이분의 연락 정보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