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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고양이

예방주사 맞고 온 무스카델

by 요용 🌈 2021. 1. 12.

오늘은 무스카델이 예방주사를 맞으러 가는 날이었다.

아침에 헤맑게 나를 깨우던 무스카델은 곧 자서방의 손에 이끌려서 이동가방안으로 감금되었다. 시어머니께서 물려주신거라 저 안에는 모웬과 이스탄불의 향이 가득가득하다.

 

 

코로나때문에 자서방은 혼자서 다녀오기로 했고 나는 자서방과 무스카델이 떠나는 모습을 배웅하고는 바로 동네 슈퍼에 장을 보러 갔다. 

진눈깨비를 맞으며 걷다가 길에서 너무나 예쁜 강아지를 만났다. 살짝 차오차오 강아지같이 생겼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사실 나는 거의 매일아침 창문으로 이 예쁜 강아지가 주인과 함께 산책을 하는 모습을 봤었다. 그러다 길에서 딱 마주치게 된 것인데 나를 보자마자 왠지 반기는 듯한 모습에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강아지와 인사를 나누었다. 

 

 

아이고 털이 수북하구나... 따뜻하겠네...

 

 

강아지 주인이 너무 적극적으로 인사를 시켜줬다;; 둘다 마스크를 하긴 했지만 금새 깨닫고는 서둘러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우리 무스카델도 이렇게 목줄 채우고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녔으면 좋겠다.

 

 

집에 왔더니 자서방과 무스카델이 금새 돌아와있었다. 이렇게나 빨리??!! 

코로나때문에 예약을 드문드문 잡은건지 동물병원에 다른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그리고 길에 차도 거의 없었고-

 

 

주사맞고 기분이 안좋을까봐 자서방은 무스카델에게 유튜브를 보여주고 있었다. ㅋㅋㅋㅋ

나역시 무스카델의 기분이 안좋을까봐 슈퍼에서 캔을 하나 사왔다. 

"비앙비앙~"

왠일로 오라는 내 말에 내 뒤를 졸졸따라서 부엌으로 들어오는 무스카델

캔을 따서 그릇에 덜어 주었더니 덩어리를 핥기만 했다. 숟가락으로 으깨서 다시주니 금새 클리어했다. 

 

 

 

이스탄불처럼 백신 맞고온 날은 기분이 안좋을까봐 걱정했는데 무스카델은 별로 그렇지도 않았다. 평소와 별 차이가 없음...

무스카델이 기분좋게 먹는걸 지켜보고 있던 내 옆으로 온 자서방이 말했다. 

"나 운전할 때 차안에서 무스카델이 우는데 내 가슴이 찢어지는 줄 알았어..."

이말을 하면서 자기 가슴을 찢는 시늉을 한다. 세상 슬픈 표정으로 ㅎㅎ 아빠 다됐네.  


“그래서 다 괜찮대?”

“응 건강하고 또... ㅋㅋ 수의사가 갑자기 나더러 뜬금없이 무스카델이랑 사진 찍어도 되냐 묻더라??”

“이쁘다고?”

“응 사실 리셉션에서부터 다들 무스카델 예쁘다고 난리였어. 수의사가 사진까지 찍을 줄이야!"

"우리 무스카델이 챔피언이었다고도 자랑했지?"

"당연하지! 특히 Concour General Paris는 프랑스 최고 대횐데! 올해 대회전까지는 아직 현 챔피언이지.”

너무 기분이 좋아서 거들먹거리는 자서방에게 내가 살짝 말했다. 

“어머니께는 말씀드리지않는게 좋을것 같아. 그 동물병원에서 모웬이 최고 인기인 줄 아시잖아.”

자서방은 아직 동물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계속 들려주고 있었다. 

“수의사를 보자마자 무스카델이 겁먹었는지 나한테 와서 안긴거 있지! 그냥 파고들기만 한게 아니고 내 가슴위로 자꾸 기어올라오길래 내가 안고 있었어.”

그말을 하는 자서방의 표정에는 감격이 가득했다. 평소 무스카델이 자기보다 나를 더 따른다며 질투를 하곤했는데 이번에 확실히 무스카델이  자기도 의지한다는걸 느꼈나보다. 

곧 자서방은 시어머니께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는 나한테 했던말들을 그대로 반복하더니 결국 "사실은 요용이 엄마 질투한다고 엄마한테는 말씀드리지 말라고 했는데..." 라고까지 말했다! 

그랬더니 시어머니께서는 스피커 폰을 통해 껄껄 웃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 다음에 가면 수의사한테 물어봐야겠다. 모웬이랑은 사진 왜 안찍냐고 말이다.”


자서방에게 길에서 만난 귀여운 강아지의 사진을 보여줬지만 자서방 눈에 남의집 강아지는 들어오지 않는것 같다.

우리 무스카델 주사도 잘 맞고 밥도 잘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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