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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고양이

옆집 고양이에게 부상당했다.

by 낭시댁 2021. 8. 7.

지난주 금요일-

시댁에 갔을때 이스탄불이 보이지 않았다. 평소같으면 모웬보다도 먼저 나를 보러 와주는 녀석인데... 베란다에서 이름을 몇번이나 불러보았지만 대답이 없었다.

"이스탄불 지금 지하실에 있을거야. 다쳤는지 어제부터 한다리를 절뚝 거리더라구... 지하실에 꽁꽁 숨어서 나오지를 않네..."

으아...... 어쩌누...

"일단 주말동안 지켜보구 나아지지 않으면 월요일에 동물병원에 데려가야지... 휴..."

나무도 잘타고 펄쩍 높이 뛰어서 새도 잡는 녀석이라 어디서 혼자 다쳤을것 같지는 않았다.

"다른 고양이랑 싸운거같지요...?"

테라스에서 나와 대화를 나누시던 시어머니께서는 옆집을 살짝 경계하시며 목소리를 낮춘채 속삭이셨다.

"틱스야. 확실해."

"어떻게 확신하세요?"

"어제 옆집 그녀가 말했거든. 고양이 비명소리가 나서 나와보니까 이스탄불이었대. 틱스랑 싸우다가 비명을 지르더라고..."

아... 그럼... 가능성이 높겠네... 틱스 그렇게까진 안봤는데...

"걔는 다친데 없구요?"

"... 멀쩡하더라."

이스탄불은 새나 쫒지 고양이를 쫒는건 본적이 없다. 모웬은 새도 못쫒음. 그냥 새를 쫒는 이스탄불 뒤를 따라다닐 뿐. 평화주의자 형제들 (새들이 들으면 콧방귀를 뀌겠지만)

냥무룩...

저녁에 시어머니께서 사진을 보내주셨다.

시어머니께서 이스탄불의 발이 퉁퉁부었다고 하셨다. ㅠ.ㅠ

다음날 걱정돼서 시댁에 갔더니, 뒷발 하나를 들고서 나를 보러 천천히 달려오는 이스탄불... 힝...ㅠ.ㅠ

한동안 내옆에 붙어서 쓰다듬을 받더니 혼자 있고 싶은지 다시 지하실로 절뚝거리며 내려가버렸다.

그리고 월요일, 이스탄불은 치료를 받고 돌아왔다.

뼈가 부러지진 않았지만 몇바늘을 꿰맸다고 하셨다. 그리고 1주일간 외출 금지를 처방(?)받았다고 하셨다.

시어머니께서는 옆집 부부와 가깝게 지내시면서 최근 틱스에게 꽤 다정하셨었다. 그런데 이 사건때문에 다시 틱스가 너무 미워지셨나보다. 그래도 옆집에서 들을까봐 목소리를 낮추시는건 잊지 않으신다ㅎ

"내가 내 돈과 노력으로 열심히 꾸민 내 정원에서 내 아이들(냥이들)이 자유롭게 놀지도 못하는게 나는 너무 화가나. 쟤 좀 안왔으면 좋겠다 정말... 하..."

"물총을 정말 사야겠네요ㅋ"

"치료비도 꽤 많이 나왔지뭐니..."

"혹시 옆집에는 말씀해보셨어요?"

"뭐 말해도 소용없지. 고양이들끼리 싸우느라 그런걸 그집 부부들한테 책임을 지울순없잖니... 저 부부들은 정말로 좋은 사람들인데..."

"틱스는 안그렇네요."

시어머니께서는 거의 매일 이스탄불의 사진을 보내주신다.

"이스탄불은 이해를 하지 못하고있어. 왜 집안에서만 지내야 하는지를 말이야."

이스탄불은 나가고싶다고 계속 보채고있다. 시어머니 속상하신 줄도 모르고.

니가 외출을 못하게 된 이유를 내가 알려주지. 넌 너보다 등치도 작고 어린 옆집 암컷에게 패배했기 때문이다...... 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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