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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고양이

고양이가 보고싶은 조카를 위해 남편이 보낸 선물

by 낭시댁 2021. 10. 20.

일전에 요거트 머신을 한국에 있는 친정언니에게 보내주면서 초콜렛을 틈틈히 채워보냈는데, 그때 조카가 무스카델의 털을 보내달라는 말을 장난으로 흘려들은바가 있었다. 그 후로 시어머니는 몇번이나 언니네 집주소를 물어보시며 조카를 위해 대신 보내주시겠다고 하셨는데 나는 번번히 거절해왔다.

그러던 어느날 무스카델을 빗어준 후 털을 정리하던 내 모습을 보던 자서방은 털을 버리지 말고 보관해 두면 본인이 조카에게 보내겠다고 말했다.

뭐... 자기가 보낸다고 하니... 그러던가 그럼...

"나영이는 창의력이 좋아서 아마 이 털을 보면 어떻게 사용할지 잘 알고 있을거야. 기대된다."

나영아... 이거 듣고 절대 부담은 갖지말거라... 몇번 만지고 타닥타닥 태워버려도 된다…

이건 3일 연속으로 빗질을 해서 획득한 털이다. 목에 있는 털은 하얗고 유난히 뽀송뽀송한데 한데 목털만 따로 모을걸 그랬나 ㅎㅎ

이 털털한 녀석... 털이 정말 많이 빠지는구나...

(고양이랑 같이 동거하려면 털에 대해서는 체념해야 한다. 그냥 우리집 사랑스러운 막내가 탈모가 심하구나... 하는 마음이랄까...)

자기 털인데 괜히 와서 관심을 보이는 무스카델ㅋ

"쓸데없이 털은 왜 모아둔거냥?"

봉투에 주소를 쓰고 안에다 털을 담아 놨더니 무스카델이 자꾸만 관심을 보였다.

내가 털만 모아두면 자서방이 알아서 부치겠다고 했지만 털도 내가 모으고 봉투에 주소도 내가 쓰고, 우체통에 넣는것도 내가 했다.

자서방은 그냥 우표만 부치고 봉투를 닫기만 했다. 그나저나 우체국가서 무게도 안재고 일반우표 두개를 부쳤을 뿐인데 해외로 무사히 도착했다는게 신기할 따름...

한 일주일쯤 후에 우리언니가 무사히 받았다며 톡을 보내왔다.

그런데...

세관에서 뜯어본 흔적이...

세관에서도 뜯어보고 좀 어이가 없었을것 같다. 털만 잔뜩 들어있었으니..

학원에서 돌아온 나영이가 돌아왔을때 우리언니가 톡으로 반응을 알려줬다.

"좋아서 난리다ㅋㅋ 투명통에 담아 열쇠고리를 할까, 인형을 만들까 난리야ㅋㅋ 알레르기 생기면 어쩌냐니깐 자기 방이 더 더러워서 면역된거 같대."

역시 이모 조카가 맞네.

그리고 나영이가 좋아했다고 하니 두배로 좋아하는 자서방과 시어머니시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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