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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한국

친정 식구들에게 산타가 되는 기쁨

by 낭시댁 2021. 12. 18.

우리 언니로부터 반가운 메세지가 왔다. 내가 보냈던 택배가 드디어 아침에 도착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2박스를 보냈는데 하나만 도착했다는... (두번째 박스는 아마 세관에서 지체된 것인지 몰라도 다음날 무사히 도착했다.)

창문에 붙이는 스티커, 마들렌, 밤크림, 나영이 색연필, 초콜렛 푸딩만들기, 트리장식용 초콜렛을 포함한 각종 초콜렛들...

막내조카 도영이는 박스를 풀자마자 자기 이름이 보이는 3D퍼즐을 맨 먼저 신나게 맞추었다고 한다.

생각보다 실물이 크고 조명도 있어서 너무 예쁘다!

밤에는 더 예쁘다며 애들이 참 좋아한다고 언니가 동영상을 보내왔다. 3색 조명이라고 박스에 써져있었는데 조명 색이 전환되면서 더 많은 색이 표현된다. 언니네 오빠네 하나씩 주려고 두개를 샀는데, 살때도 긴가민가했더니 생각보다 너무 괜츈하다. 뿌듯쓰...

조카들이 어릴적, 그러니까 내가 필리핀이나 싱가폴에 살던 시절, 나는 쇼핑몰에 갈때마다 조카들 선물을 눈에 띄는대로 하나씩 사모았다. 그리고 휴가를 받아서 한국에 갔을때 조카들과 식구들앞에서 선물 보따리를 풀어보는 그 순간이 그렇게나 즐거울 수가 없었다.

로투스 과자는 시어머니께서 초콜렛과 함께 사주셨던건데 아마 한국에는 없는줄 아셨나보다. 그냥 아무말씀 드리지 않고 감사히 받았고 엄마아빠에게 드리기로 했다.

바로 우리 자서방이 전부 엄마아빠꺼라고 신신당부한 호쉐 초콜렛이랑 육각형 상자 초콜렛이다. 값비싼건 아니지만 가격대비 맛이 훌륭하단다.

다음날 두번째 박스도 무사히 도착했다. 언니는 부모님께 드릴 초콜렛들은 차로 직접 배달해 주었고 오빠네 줄것 들은 택배로 부쳐주었다.

그리고 토요일에는, 주말마다 부모님댁에 식사를 하러 오시는 외할머니께 내가 보내드린 목도리가 전달되었다.

스테이플러가 빈틈없이 박힌 종이가방을 직접 뜯어서 목도리를 바로 둘러보셨다. 

이날 메뉴가 삼겹살이라 바닥에는 신문이 깔려있다. 으... 맛있겠다.

화상통화로 할머니께 고맙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

"아이고.. 그 먼데서 할머니까지 챙겨주고 세상에나... 색깔도 참 이쁘다."

"울 시엄니께서 골라주신거야. 그거 하고 다니면서 손녀가 프랑스에서 보내준거라고 자랑해, 알았지?"

"그래그래, 안그래도 자랑 많이 할란다."

"프랑스야, 아프리카 아니고. 알겠지?ㅋㅋㅋ"

"몰라, 나또 금방 까먹는다."

우리 할머니는 프랑스를 자꾸 아프리카라고 하신다. (자서방은 미국사람이라고 하신다. 아니라고 말씀드려도 할머니는 그게 그거라고 하신다ㅋㅋㅋ)

우리 엄마가 옆에서 자꾸만 목도리를 만지니까 할머니께서 엄마에게 물으셨다.

"왜? 샘나나?"

"아니, 내가 왜 샘나. 나도 목도리 있어."

"내가 올해만 쓰고 내년에 내 죽으면 갖다써라."

그 말씀을 하시고 할머니는 엄마랑 같이 깔깔 웃으셨다. 우리 할머니만 하실 수 있는 저세상 개그시다. 나머지 식구들도 5초후에 다 따라서 웃었다.

"초콜렛 맛있으면 나중에 자서방이 또 부쳐준다고했어."

"아이고, 아니다. 이것도 많다. 아껴서 오래 먹을란다."

은근히 초콜렛을 좋아하시는 우리 엄마, 아빠. 그래서 자서방도 유독 엄마아빠꺼라면서 강조하면서 초콜렛을 챙겼다.

세상 무뚝뚝한 우리 아빠는 우리가 어릴적에 맨날 불교집안에는 산타가 안오는거라고 하시더니만 내심 내 선물에 좋아하시는 눈치셨다. 비록 친정 거실 바닥에서 구워먹는 삼겹살은 직접 맛볼 수 없었지만 식구들에게 내가 산타가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메리크리스마스!!


한국으로 택배가 떠났다. 나도 데꼬가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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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에게 부쳐주려고 마트에 갈때마다 조금씩 사모아둔 초콜렛과 선물들이 점점 쌓이고 있었다. 무게를 재 보니 10킬로가 넘는다! 언제 이렇게나 쌓였지... ㅡㅡ; 자서방더러 10킬로에 맞춰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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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리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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