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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한국

출국준비: 마스크 모으기

by 낭시댁 2020. 4. 9.

내 출국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프랑스의 코로나 감염자는 날로 폭증하고 있다. ㅠ.ㅠ 10만명 돌파...

덕분에 나를 포함한 우리 가족들은 떠나(보내)는 아쉬움과 함께 프랑스 상황에 대한 걱정도 날로 늘고 있는 중이다. 

지난달 게릴라홈쇼핑에서 우리언니가 기적처럼 (!) 공적마스크를 한상자 주문한 적이 있었는데, 남은 모든 마스크를 나에게 주었다. 형부도 회사에서 일주일에 몇개씩 나오는게 있으니 있는대로 다 가져가라며 그 외에도 집에 있는 일회용 마스크까지 모두 긁어서 내 주었다. ㅠ.ㅠ 

자서방은 식구들도 마스크가 필요할테니 내가 구매 할 수 있는 만큼만 가져오고 식구들 몫은 가져오지 말라고 신신 당부를 하였지만 한국에서는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실정이인데다 많지는 않지만 공적마스크도 구할 수 있어 프랑스보다 상황이 좋으니 다 가져가라며 아낌없이 양보를 해 주고 있다. 

물론 부모님이 쓰실건 남겨두었지만 언니가 마스크를 정말 많히 마련해 주어서 마스크는 넉넉히 확보(?)가 되었다. 

나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언니가 출국할때 마스크 반출 허용량이 있는 것 같다고 해서 검색을 해 보았는데 장기 체류자의 경우 최대 90개까지만 허용이 된다고 나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좀 당황했지만 이내 90개가 굉장히 큰 숫자라는걸 깨달았다 ㅎㅎㅎ 

 

우리 시어머니께서 낮에 모웬 사진과 함께 메세지를 보내주셨다. 

 

 

"모웬은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저도 모웬과 가족들 모두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어요~ 곧 만나요~" 

"우리가 너를 잘 돌보아줄거라고 꼭 부모님께 말씀드리렴. 네가 오게돼서 우리는 정말 기쁘단다" 

자서방은 파리까지 픽업 나오는 드라이버와 확정이 되었다고도 말해 주었다. 

"드라이버를 만나자마자 마스크 먼저 건네줄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거 잊지마-" 

"알았어. 근데 나 프랑스가면 다같이 집에서 온종일 먹고 자고 하는거지?ㅎㅎ" 

"우리 매일 같이 산책할거야. 약속해"

"손도 잡고?"

"응 손도 잡고" 

"그래. 그럼 프랑스 가는거 좋다"

걷는걸 그렇게 싫어 하는 자서방이 저렇게 말하는 이유는 내가 프랑스 가는걸 은근히 걱정하고 있는걸 느꼈기 때문이리라... 

"손잡고 둘이 다니는거 경찰이 잡으면 어쩌지?"

"그럼 내가 100미터 떨어져서 와이프 뒤를 따라다닐게"

"스토커처럼ㅎㅎ"

"응 스토커처럼ㅎㅎ"

단 며칠만 있으면 내 인생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

낯선곳에서 새로운 인생에 잘 적응해 나갈 수 있을까. 

다른건 몰라도 친정과 시댁 양쪽에서 나를 이만큼 사랑해 주고 걱정해 주는 가족들을 보니 이번 생은 이만하면 충분히 성공해 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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