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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프랑스 시월드

프랑스 시어머니의 손만두

by 낭시댁 2022. 1. 30.

하루 어학원 수업 시간은 평균 4시간이지만 등하교 하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집에와서 복습이나 숙제를 하고난 후 집안일을 할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가 않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청소는 뒷전이 되어버리고... 집안꼴이 말이 아니다. 아직 첫째주라 좀더 하다보면 적응이 좀 되려나..

오전수업을 하는 날에는 집에 오면 오후 2시쯤이 되기때문에 집에 오자마자 서둘러서 밥을 챙겨먹는다. 오후 수업을 하는 날엔 집에 오자마자 저녁 준비를 하느라 또 바쁘고...

그런 내 사정을 벌써 짐작이나 하셨는지 시어머니께서는 먹거리들을 평소보다 더 살뜰하게 챙겨주신다.

그저께는 저녁에 귀가가 늦어져서 저녁 준비가 걱정되었었는데 마침 시부모님께서 사다주신 부쉐 아 라헨 (bouchée à la reine)을 간단히 데워서 요긴하게 먹었다. 어찌나 감사하던지...

자서방도 너무나 좋아하는 메뉴라서 둘다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또 오늘은 수업을 마칠때 쯤 시어머니께서 시댁에 들러서 만두를 가지고 가라고 하시며 직접 만두를 만드시는 사진을 보내오셨다.

내가 얼마전에 두번에 걸쳐서 드렸던 만두를 맛보시고 탄력을 받으신게 아닐까 싶은데 모양은 내 만두보다 열배 스무배 더 예쁘게 만드셨다.

만두를 보자마자 식욕이 돌아서 시댁으로 날듯이 달려갔다.

시어머니께서는 만두를 한통 담아 주시며 낮에 시아버지와 함께 영화관에 다녀 오셨다며 영화이야기도 짧게 들려 주셨다.

내가 아무리 피곤하고 지쳐있어도 시어머니를 만나면 늘 활기를 나눠받는 기분이다.

집에 오자마자 팬에다 기름과 물을 살짝 섞어서 구웠다. 배가 고파서 눈꽃만두 이런거는 생각도 안나고 그냥 빨리 먹겠다는 일념 하나로 대충 구웠더니 살짝 탔네.

내가 만들어 드렸던 만두소와 맛이 흡사했다. 내가 말씀드린대로 굴소스와 생강을 넣으셨나보다.ㅋ

자서방은 맛있다고 하면서도 생강이 너무 많이 들어간것 같다고 말했다.

"생강은 위에 좋은거니까 괜찮아. 어머님께 감사하다고 지금 바로 메세지 드려."

"뭐라고 보내?"

"그냥 만두 맛있다고 감사하다고 하면 되지. 생강이 어쩌고 하는 소리는 하지말고-"

메세지를 작성하고 있던 자서방은 내 말을 듣더니 "아..." 하면서 쓴 내용을 지우고있었다. 생강얘기를 썼던가보다. 😑

나도 어머님께 감사 메세지를 보냈다. 무식이 사진도 보내드렸더니 무식이도 만두를 좋아했냐고 물으셨다.

무식이는 만두엔 관심없고 티비만 보는데요ㅋ

시부모님께서 가까이 계셔서 너무 다행이다. 뒤늦게 공부하는 나이 많은 며느리를 이렇게나 챙겨주시니 감사드릴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네... 오래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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