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DéFLE-Lorraine 다국적 친구들

프랑스인 친구와 언어교환 첫 시간

by 낭시댁 2022. 3. 22.

지난 화요일, 프랑스인 친구 카린과의 첫 언어교환 수업을 가졌다.

매주 한시간동안 서로의 언어 공부를 도와주기로 했는데 그녀는 아직 한국어가 초보라 한글쓰기 위주로 하고 나는 일상 대화로 각 30분씩을 할애했다.

그녀가 이날 30분동안 배운 문장은-

[저는 카린입니다. 저는 대학교수입니다. 저는 고양이 두마리를 키웁니다.]

처음에는 혼자서 쓰기에 도전했는데 내가 7살때 한글을 쓰던 식으로 써서😂 (그러니까 거울에 반사된 모양처럼 거꾸로 쓰는식) 옛날 생각도 나고(?) 좋았다. 또 그녀에게는 [대학]과 [교수]라는 단어를 잘 설명해 줘야만 했다.
프랑스에서는 대학뿐 아니라 초,중,고등학교의 모든 교사를 지칭할때 프로페서라고 부른다. 그리고 프랑스어로 Collége는 전문대가 아니라 중학교를 의미한다.

여차저차 30분만에 그녀는 원했던 3문장을 한글로 스스로 쓰고 읽어냈다.


그리고나서 프랑스어로 대화하는 시간에는 그야말로 일상이야기로 수다를 떨었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우리 학교에만도 정말 많은거 알지?"

으흠 뿌듯하여라ㅎㅎ

그녀는 새로 시작한 한드가 있다며 질문을 했다.

"고블린 드라마 어때? 어제 1-2화 두편 봤는데 장르가 약간 애매해서. 로멘스인지...아니면 역사극? 액션극?"

아하! 도깨비!

"내가 사실 드라마는 거의 안보지만 도깨비는 재미있게 봤어! 음.. 장르는 네가 말한 그것들이 다 조금씩 들어있다고나 할까? 한국에서는 불교영향으로 환생이라는 주제가 꽤 친숙하거든. 프랑스인 입장에서는 좀 낯설수도 있을것 같애."

"아, 나두 환생이나 카르마 그런거 믿어!"

"난 아주 재미있게 봤어. 가끔 유치한 장면도 있지만...배우들이 매력적이거든. 특히 기억에 남는 말이... 첫번째 생은 씨를 뿌리는 생이고... 네번째 생은 수확해서 즐기는 생이라고... 그러니 이번생이 힘들어도 다음생에서 결실을 볼거라는 희망을 가질 수가 있다는거지!"

"우와, 그말 들으니까 계속 봐야겠다! 너무 고마워."

우리가 헤어지기 전, 그녀는 나와 대화하는 도중에 내 실수를 틈틈히 적어놨다가 친절하게 교정한 메모를 건네 주었다. 내 대화를 중간에 끊는 대신에 이렇게 조용히 메모를 해서 전해주는 센스!

그날 저녁 그녀는 호떡을 사왔다며 메세지를 보내왔다. 낭시에 호떡도 파는구나ㅋ 왠지 나보다 한국관련 정보를 더 많이 알고 있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까지 든다.

다음주에는 점심때 카페테리아에서 만나서 함께 점심을 먹기로 했다.

시어머니께서도 새 친구와의 첫 수업 이야기를 들려드렸더니 매우 좋아하셨다. (우리 시엄니는 여전히 내 베프시기때문에 나는 대부분의 일상 이야기를 들려드린다.) 다음주 두번째 만남도 기대가 된다! 도깨비 감상 후기도 궁금하고 ㅋㅋ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