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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DéFLE-Lorraine 다국적 친구들

공동묘지에서 진행된 야외수업

by 낭시댁 2022. 5. 17.

우리반은 총 세분의 선생님이 계신데, 우리와의 마지막 목요일 수업을 진행하신 선생님께서 이날 야외수업을 제안하셨다.

전날 이미 많이 걷게될 예정이니 걷기에 편한 복장을 갖추고 오라는 지시를 하신 터라, 우리는 모두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고 정문을 나섰다.

선생님께서는 남/여 성별로 두그룹을 나누신 후 미션지를 나눠주셨다. 그곳에 적힌 장소들을 찾아가서 제시된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분명 출발할때는 그룹을 나눠서 따로 출발했는데 어느새 우리는 한 그룹이되어서 다같이 수다를 떨면서 걸어가고 있었다. ㅋ
선생님께서는 우리곁에서 함께 걷고 계셨는데, 우리가 길을 잘못 들때마다 우리를 붙잡아주셨다.😆


맨 먼저 찾아간 미션장소는 공동묘지였다.
미션지에서 지시한 대로 우리는 조용히 공동묘지로 들어갔다.

이곳에는 이름난 예술가들의 무덤들도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차근차근 짚어주시며 설명을 해주셨다.

나는 개인적으로 공동묘지에 한번 들어와보고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마침 이런 기회가 있어서 반가웠다. 새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소리가 아주 평화롭게 들리는 아름다운 장소였다.

독일군인들의 무덤이 모여있는 장소도 있었는데, 선생님께서는 알자스가 한때 전쟁에 의해 독일에 점령되었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시절 알자스에 살던 많은 사람들이 낭시로 한꺼번에 이주를 해 와서 낭시가 부흥을 했다고 설명해 주셨다.

우리는 또한 미션지에 적힌 어느 여인의 무덤을 찾아나서기도 했는데, 친구들끼리 느긋하게 무덤사이를 걸어다니며 각국의 장례문화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찾았다!!

우리가 찾아낸 이 무덤의 주인공은 아이들을 사랑했던 교사이자 도시의 후원자셨던 여성이라고 한다.

"왜 어떤 무덤들은 엄청나게 큰거지?"

누군가가 던진 이 질문에 몇몇의 친구들이 동시에 대답했다.

"부자라서."

가족묘가 많았는데, 이렇게 평화로운곳에서 가족들과 함께라면 더 없이 행복하지 않을까... 나라면 행복할 것 같다. 친구들 (이웃들?)도 엄청 많고 말이다.

슬슬 지쳐가고 있을때 우리는 두번째 장소를 향해 다시 부지런히 길을 나섰다.

그러다 눈앞에 펼쳐진 아찔한 계단을 발견한 순간 다들 나직한 비명을 한마디씩 뱉어냈다.

선생님께서는 계단이 총 몇개인지 세면서 오르라고 하셨지만 다들 중간에 포기했다. 나는 애초에 포기... 숨쉬기도 바쁜데 숫자를 세라니요...

계단을 절반쯤 올랐을때, 누군가가 뒤를 돌아보며 감탄을 했다.

등뒤로 펼쳐진 낭시 전경-
저 위에서 보면 더 예쁘겠지!

꽃이 가득한 계단을 지나고 동네 고양이들과 인사도 나누었다.

우리가 최종적으로 도착한 곳은 한 공원이었다. Parc de la Cure d'Air.

오래전 이곳은 요양원으로 사용되던 건물인데 이제는 사립 예술학교로 바뀌어있었다. 옆에 딸려있는 공원은 낭시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멋진 뷰를 가진 곳이었다.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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