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 이어집니다.
공동묘지에서 진행된 야외수업
힘들게 가파른 계단을 끝까지 올라온 보람이 느껴질만큼 시원하게 펼쳐진 낭시 전경이 발 아래로 모습을 드러냈다.
"야, 저기 우리집 보인다!"
내 말을을 들은 친구들도 자기네 동네나 혹은 아는 건물들을 하나씩 집으며 조잘대기 시작했다.
"미션이 아직 다 끝난게 아닐텐데요."
선생님의 말씀에 우리는 다같이 종이에 적힌 미션을 확인하며 뿔뿔이 흩어졌다.ㅋ
사립학교 학생들이 직접 가꾸는 텃밭인듯한데 그곳에서 야채나 과일들의 정보 (프랑스에서는 흔하지만 우리눈에는 생소한 것들도 꽤 있었다.)를 확인해 가며 미션의 답변들을 찾아나갔다.
이곳 로렌지역을 대표하는 과일인 미라벨이 실은 시리아가 원산지였다니!
내 말을 들은 시리아인과 팔레스타인인 두사람은, 자기네 동네서 흔하게 보던 과일이라고 대수롭지않게 대답했다. 나를 포함한 나머지 친구들은 모두 이곳 낭시에서 처음 본 과일이라고 했다.
다들 모여서 스타니슬라스 광장이나 대성당등 랜드마크들을 찾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을때 내가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오 사진 너무 마음에 든다!
언젠가는 이 날을 그리워하게 되겠지. 나이드니 사진을 어째 더 많이 찍는것 같다 나는. 아, 차이점이라면 셀카나 내 모습말고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더 많이 찍는다는 점이지만-
이곳에서 우리는 단체사진을 엄청 많이 찍었다.
이 공원까지 올라오는데 계단이 너무 가팔라서 꽤 애를 먹었는데 알고보니 오래전, 1900년대 초반에 이곳에는 승강기가 있었다고 한다!
철길로 올라가는 승강기였는데 사진으로 보니 너무 신기했다.
주민들이 잘 이용하다가 1908년 5월 1일, 사고로 안해 사망자1명 부상자7명이 발생했고 그 후 1차 세계대전이 나는 바람에 승강기는 영영 역사속으로 묻히게 되었단다.
우리 선생님, 원래 수업보다 1시간이나 더 오래 수업을 진행하셨다.
우리반과의 마지막 수업이라 아쉽다고 하시며 낭시의 역사, 스타니슬라스에 대한 이야기까지 계속해서 이야기보따리를 푸셨다.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였지만 오래 걷고난 직후에 가만히 서서 듣느라 다들 서서히 지쳐가고 있었다. 난데없이 들려온 친구한명의 요란한 꼬르륵 소리가 아니었다면 선생님께서는 그보다 더 오랫동안 우리를 놔주지 않으셨을 것 같다 🤣🤣🤣 친구야 참 잘했어요!
수업을 모두 마친 후 우리반 친구들은 시내로 다함께 나가서 KFC 햄버거를 먹었다. 맨날 집에서 만들어먹다가 2년만에 먹어본 시판 햄버거였는데 너무 맛있었다.ㅋ
햄버거를 먹고 디저트가 먹고싶다는 친구 한명의 말에 내가 그럼 디저트맥주를 마시러 가자고 꼬득여서 마음이 동한 4명은 근처 테라스에 가서 해피아워를 즐겼다.
해피아워 덕분에 맥주 33cl 짜리를 주문했더니 무료로 사이즈를 업그레이드 해주었다. 맥주가 너무 맛있었다!
남녀는 진정 친구가 될 수 있는가 라는 주제를 가지고 열띤 토론을 하며 넷이서 정말 많이 웃었다. 20살짜리 영국인 소녀가 자신의 남사친이야기를 꺼내면서 시작된 주제인데 그녀만 빼고 나와 나머지 친구두명(30대 남성) 모두 남녀는 찐친은 불가하다고 입을 모았다. 모두 경험에서 나온 결론이었는데 경험들이 너무 다채로워서... 어느덧 영국인 소녀는 우리의 조언을 열심히 귀담아 듣는 분위기로 바뀌어있었다.ㅋㅋ
이제 수업은 진정 딱 하루가 남았구나. 아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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