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렌트하기는 했지만 스페인광장이나 아프리카 시장을 갈때 우리는 항상 택시를 이용했다.
이날 호텔로 돌아오는 택시에서 시어머니께서는 택시비를 계산하시려다가 동전지갑을 떨어트리셨다.
"울랄라..."
시어머니의 탄식과 함께 동전들이 바닥에 흩어졌는데 내가 빛의 속도로 긁어담았다. 택시에서 내리는 도중에도 매의눈으로 앞좌석 아래까지 스캔하면서 하나도 빠짐없이(확신함) 주워담있다. 그 모습을 보신 시부모님은 그새 다 주웠냐며 놀래셨다.
"저 가끔 도움되지요?"
"넌 항상! 아주! 큰 도움이 된단다!"
밥값까지는 다 못했겠지만 그래도 칭찬들으니 기분이 좋았다.
아버님께서도 몸이 불편하시니 뭔가를 바닥에 종종 떨어트리시는데 그럴때면 나는 저 멀리 있다가도 쏜살같이 달려가서 냉큼 주워드리곤 한다. (어쩌다보니 내 눈에는 아버님만 보이는지라...) 내가 동작이 좀 재빠른편이기는 한 것같다.😎
이날에는 호텔직원 도밍고가 추천하고 예약까지 도와준 호텔앞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맥주를 마시며 각자 찍은 사진들을 서로 돌려보던 중 내가 말했다.
"저 사진 잘찍지요? 앞으로 여행가실때 자주 데려다쓰세요. 공짜로 일해드릴게요."😆
물론 여행에 또 데려가주시라는 의미였다. 아울러 이번 여행이 그만큼 만족스럽다는 표현이기도 했고.
"호호 그럼 좋지. 넌 많이 먹지도 않으니 돈도 많이 안들어!"
"엄밀히 말하면 호텔 조식만 많이 먹지요 😆"
"그건 호텔비에 포함이니까! 게다가 많이 도와주니 우리는 아주 좋아."
시부모님과의 여행이 이리도 마음 편하고 즐거울 줄이야.
이날 에피타이저는 피망구이였다. 시어머니께서 집에서 몇번 해 주셨던건데 굵은소금과 올리브오일만 들어갔을 뿐인데도 정말 맛있다.
근데 원래 뜨거운 걸 잘 먹는 한국인인지라ㅋ 내가 아무렇지 않게 한입에 집어 먹었더니 그걸보고 두분이 따라 드시다가 혼비백산하시며 맥주를 들이키셨다. 😂😂
"넌 이게 안뜨거워??"
"뜨거워요. 근데 맛있어요 😆😆" 곧 따라나온 메인 메뉴-
아버님께서는 오늘도 또르띠-아 데 빠따-따스!(tortilla de patatas), 감자 오믈렛을 드셨고
시어머니께서는 셰프님이 적극 추천하신 돼지고기 항정살 구이 (Secreto Ibérico)를 드셨다.
나는 감바스!
통통한 새우살이 버섯과 짭짤한 하몬에 어우러져서 지글지글! 소스도 짭짤해서 빵에 찍어먹어도 맛있었다!
내가 먹는걸 보던 옆자리 여성도 감바스를 따라 주문했다. 맛만큼이나 음향과 냄새가 압도적이었음.
오늘도 이렇게 맛있는 테네리페의 하루가 한번 더 지나갔다.
다음 여행때는 더 쓸모있는 며느리가 될게요. 또 데려가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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