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테네리페에서 묵었던 이베로스타 호텔은 호텔 자체로는 매력이 넘쳤지만 그 위치는 좋다고 할 수는 없을것 같다.
누군가 테네리페에 간다고 하면 나는 스페인광장 근처쪽으로 숙소를 잡도록 추천하고 싶다. 윤식당을 재미있게 본 경우라면 가라치코에서 에어비앤비를 구하는것도 좋을 것 같고 혹은 언제나 파란하늘을 볼 수 있는 남쪽해변도 좋겠다.
그래도 이베로스타 호텔의 위치면에서 좋았던 부분은 바로 앞에 커다란 공원(parque garcia sanabria)이 있어서 산책하기에 좋았다는 점이다.
호텔에서 공원을 가로지르면 중심가로 빠르게 갈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곳을 자주 지나다녔다. 들어서자마자 정글에 들어온 듯 커다란 나무들이 시원하게 우거져있고 온갖 새소리가 들려오는 곳이다.
자세히 보면 나무 뿌리 사이사이에 검은색 튜브들이 연결돼 있다. 아버님께 여쭈니 이건 물을 직접적으로 공급해 주기 위함이라고 하셨다. 물이 귀한 사막기후에서 아름드리 열대나무들을 키워내기위해 테네리페에서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는지 엿볼 수가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큰 문제점이 있었으니!
바로 소변냄새- 일명 지린내-
이건 사실 이 공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테네리페 골목을 걸을때마다 났으니까! 여기가 필리핀인지 스페인인지!
그러고보면 개인적으로 파리는 오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파리에서 이정도로 지린내에 시달려본 기억이 없다. 낭시는 당연히 쾌적하고!
태국과 필리핀에서는 노천식당을 이용하다보면 지린내는 그냥 일상이었다. 세부에 살때는 담벼락에 남자들 여러명이 주르륵 서 있는 장면도 아무렇지 않게 볼 수 있었는데 어느날엔 그 사이에 껴 있던 내 친구가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인사까지 건네는 여유... 😅
"분명 이 공원을 조성하기위해 시에서는 많은 투자를 하고 있을텐데 왜 노상방뇨는 해결하지 못하는걸까요? 공중화장실도 짓고 처벌수위도 높여야지요!"
이 공원을 지날때마다 우리는 이 피피냄새에 대해 토론을 했다. 이민자들이 많은것도 문제가 아닐까 짐작해보았다...
코를 막고 괴로운 표정으로 걷고 계시던 어머님께 내가 작은 조언을 드렸다.
"길 가운데로 걸으면 덜해요."
내 말에 시부모님 두분 다 웃으셨다. 🤣🤣
"진짜예요. 한쪽으로 치우치면 냄새가 더하다니까요.🤣"
그나마 공원자체는 아름답기는 했다.
그렇게 공원을 빠져나와서 커피나 맥주를 마시기도 했는데 이곳에서 내눈을 사로잡은 장면이 있었으니-
저... 저거슨?!
반가워서 가서 말 걸뻔했다. 옆으로 지나가면서 보니 의외로(?) 좀 무섭게 생긴 스페인남성이었다. 한국 문화를 아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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