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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시부모님과 다녀온 테네리페 여행

끝까지 유쾌했던, 시부모님과 함께한 테네리페 여행

by 낭시댁 2022. 7. 8.

테네리페 여행이 끝나는 8일째날의 아침이 밝아왔다.

테라스에서 경치도 눈에 꼭꼭 담아보고

마지막 조식도 배부르게 먹고-

어머님은 오늘도 하몬과 치즈, 구운 토마토 정도로 간단히 끝내셨다.

가운데 종지에는 토마토갈린것+ 올리브유

조식을 먹고나서 일광욕하는 거북이들이랑도 인사를 했다.

옹기종기 모여서 서로의 등으로 기어오르다가 떼굴떼굴 굴러떨어지는 녀석들이 있어서 어머님과 둘이 몇번을 웃었는지 모른다. 아무도 안잡아줘ㅋㅋ

인상좋은 거북이ㅋ


나와 어머님은 처음부터 수영복을 속에 챙겨입고 나온 관계로 바로 수영장으로 갔지만 아버님은 룸으로 올라가셨다.

직원들이 야외 연회를 준비하고 있는 와중에, 우리 아버님께서 저 위 룸 발코니에서 노트북을 보고 계신 모습이 보였다.

수영 10바퀴를 돌고나서 어느정도 머리가 말랐을때 우리는 겉옷을 다시 걸치고 호텔바로 향했다.

리셉션에서 주차비문제로 미안하다며 칵테일 쿠폰을 준게 있었기때문이다.

"주차비로 하루 2유로씩 16유로를 손해봤으니 우리 젤 비싼걸로 마셔요!"

굳은의지!

오전이라 바에는 손님이 우리뿐이었다.

나름 특별 대접받는 기분이 나서 좋았다.

내가 골라드린 파란 원피스! 사진을 좀 잘 찍는것 같다 나는ㅋ

어머님도 공짜 술에 기분이 좋으셨다.

나는 오전부터 취하고 싶지는 않아서 그냥 화이트와인 달달한 걸로 주문했다. 어머님은 평소에도 가장 좋아하시는 샴페인으로 주문하셨다.

"이건 진짜 프랑스 샴페인이야. 한잔에 15유로니까 두잔만 마셔도 주차비 손해본것보다 득이지."

잠시후 내려오신 아버님께서도 샴페인을 드셨는데 상냥한 직원은 아버님 잔에 샴페인을 따른 후 병에 남은 샴페인을 모두 어머님 잔에 따라드려서 어머님께서 매우 좋아하셨다. 😆


샤워하고 가방을 싸러 룸으로 올라가면서 어머님께서는 리셉션을 쓰윽 훑어보며 말씀하셨다.

"체크아웃할때 까를로스 닮은 남자는 안마주쳤으면 좋겠다. 이 좋은 기분을 망치고싶지않아..."

우리는 샴페인으로 주차비를 만회했다고 좋아했지만 정작 체크아웃때 우리를 응대한 직원은 추가 결제된 주차비 환불을 모두 도와주었고 거기다 마지막날 주차비는 아예 면제해 주었다. 우리 어머님은 잘생기고 일 잘하는 그 젊은 직원에게 그동안 어디있었냐며 반기셨다. 그리고 그동안 우리가 당했던 울분을 모두 털어놓으셨고 그는 상담사처럼 다 들어주었다.

"호텔 부킹사이트에 후기로 전부 남기려고 했는데 당신이 다 들어주었으니 나쁜 후기는 쓰지 않을거예요. 하지만 직원들의 교육은 절실히 필요해 보여요. 물어볼때마다 매번 다르게 대답 하는건 문제가 있는것 같아요."

그리고 어머님은 50유로 지폐를 꺼내시며 우리 방을 담당한 메이드들에게 전해달라고 하셨고 직원은 지폐를 봉투에 담아 메모와 함께 밀봉 후 잘 전달하겠다고 했다.
우리에게 항상 친절했던 직원, 도밍고에게도 어머님은 마지막팁으로 10유로를 건네며 살갑게 작별 인사를 하셨다. 그 모습을 보니 스페인어를 잘하시는 어머님이 부럽기도 하고, 스페인사람들을 왜그리 좋아하시는지 알 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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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레스토랑에서 샴페인 한병 공짜로 마셨는데 오늘 샴페인도 결국은 공짜네요. 주차비도 다 환불 받았으니까요."

"그러게말이다. 신이 우리를 사랑하시나보다."

우리는 이틀연속 공짜 샴페인때문에 아주 신이 났었는데 결국 마지막에는 어머님께서는 아끼시는 자켓을 잃어버리셨다. 렌트카 안에 두고 내리셨는데 그대로 차를 반납했던 것이다.

아무래도 어제 레스토랑에서는 샴페인값을 지불했어야 했나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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