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수업주제는 "환경"이다.
지난 학기때 같은 선생님이셔서, 나는 이미 해봤던 액티비티를 이번에 또다시 주문하셨다. 바로 환경과 관련된 낱말카드들을 인과관계에 따라서 그룹친구들과 상의하며 나열하는 활동이었다. 물론 낱말들은 지난학기때보다 좀더 난이도가 올라갔다.
지난학기때는 누구도 앞으로 나서지를 않고 말도 없이 다들 멀뚱멀뚱하게 서 있어서 수업이 진행도 안되고 선생님께서 매우 답답해하셨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들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하는 대조되는 모습이라 나는 속으로 좀 감탄했다.
선생님께서는 한발 뒤로 물러나신채로 거의 관여를 하지 않으셨는데, 우리는 대부분 적극적으로 새로 배운 단어들과 연결표현들을 이용해서 의견을 제시하고 서로 반박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 학기때랑 비교했을때 프랑스어 수준이외에 어떤 차이가 있는걸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바로 카자흐스탄친구 알마의 영향력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수님스럽게 항상 앞장서서 솔선수범해주는 덕분에 나 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긍정적인 자극을 받게 되는것 같다.
"가축들도 CO2를 발생하니까 이것도 오존층파괴랑 지구온난화로 연결해야지. 결국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근데 바다 빙하는 해수면 변화에 상관없다고 하니 이 카드는 제외할게."
"전쟁은 최후가 아닐까? 기근과 사막화 그리고 말라리등의 전염병이 생기고 식량이 부족해지면서 결국 전쟁이 나는거지."
"그래 전쟁을 맨 뒤로 빼자."
우리는 매우 진지했다.
"우리 이란에서는 실제로 오랜 가뭄을 겪다가 한번씩 비가 오면 완전히 홍수가 나버려서 다 잠겨버려. 기후난민이라는 말은 충분히 가능한것 같아. 내가 어릴적에 한번은...."
목소리크고 말하는걸 좋아하는 이란인 친구가 말이 좀 길어지기 시작했을때 선생님께서 적절하게 끊어주신 덕에(?) 우리는 제시간에 미션을 완성할 수가 있었다ㅋ
결과는 전쟁으로 모두 파멸... 😱😱
오늘은 점심시간이 2시간이나 돼서, 느긋하게 카페테리아에서 점심을 먹고, 후식으로 와플까지 사먹었다. 초코시럽과 생크림까지 푸짐하게 얹어서 1.8유로인데 모로코 친구랑 나눠먹었다.
그리고 남는 시간은 컴퓨터자습실에 가서 조용히 공부를 했다.
근데 여긴 조용해서 좋긴한데 매번 왜이리 추운지...;;
결국 벗었던 바바리를 다시 조용히 껴입었다.
맨 윗 단추가 떨어질락말락 간당간당하던 상태였던걸 기억하고 조심스럽게 단추를 밑에서 부터 채우고 있었는데...
"어라? 단추가 없다?!"
과자주러 조용히 다가오던 착한 시리아친구가 내 말을 듣더니 내 주변 바닥을 뒤지기 시작했다.
근데... 단추가 떨어졌으면 실밥이라도 남아있어야 하는데 왜 흔적도 없지? 나는 황당한 표정으로 단추가 있어야 할 자리를 손바닥으로 계속 쓸었다. 그런데 저쪽에 떨어져 앉아있던 모로코 친구가 헤드셋을 낀채로 입을 틀어막고 웃고있는게 보였다.
그 친구가 가리키는대로 옷 밑단을 보니... 단추 하나가 남아있네... 내가 앉은 상태로 옷을 입다가 단추를 삐뚤게 채웠던 것이다. 근데 착한 시리아친구 단추 찾는다고 두리번거리고 있는걸 보고 결국 웃음이 빵 터져버렸다. 아... 크게 웃으면 안되는데 🤣🤣🤣
저녁에 나는 자서방에게 단추 사건을 들려주면서 단추를 단단히 새로 달았다. 드디어...ㅎ
무식아, 엄마 학교생활 참 재밌게 한다, 그치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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