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와 김밥을 싸던 날-
탈린은 나와 시어머니 발 사이를 요리조리 다니며 놀고 있었다.
무심코 밟을뻔 했는데도 탈린은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우리 무스카델과는 정말 다르구나...
어머님께서 참치 김밥을 위해 참치캔을 따시더니 참치 찌꺼기를 탈린에게 주셨다.
엄마랑 언니 발밑을 뛰어다닌 보람이 있구나!
그런데ㅋㅋㅋ 이스탄불이 어찌알고 쪼르르 달려왔다.
"엄마, 탈린 뭐 먹는거야?"
탈린의 참치를 빼았아먹을줄 알았는데 의외로 점잖게(?) 앉아서 그저 탈린이 먹는걸 구경하면서 침만 흘리고 있네?
이 모습을 보고 시어머니와 내가 웃음이 터졌다.
"이스탄불도 참치 조금만 줘도 될까?"
어머님께서 내 허락을 구하셨다. ㅋㅋㅋ 김밥에 참치가 모자랄까봐 걱정되셨나보다.
"참치 부족하면 새우도 있고 다른 재료 많으니 걱정말고 주세요. 탈린꺼 안빼았아먹고 구경만 하는것도 의외네요 ㅋㅋ"
드디어 이스탄불도 참치를 얻었다.
둘이 나란히 찹찹소리를 내며 맛나게 참치를 먹는 모습이 참 흐뭇했다.
잠시 후 두 고양이들은 깨끗한 빈그릇만 남긴 채 부엌을 떠났다.
그런데 그 후로 탈린과 이스탄불이 번갈아가면서 부엌으로 와서 뭐 마려운 고양이 마냥 부엌을 배회하기 시작했다.
"쟤네 지금 참치가 더 없나하고 자꾸 와보는거야."
어머님의 말씀에 나는 웃음이 터졌다.
어머님은 고양이들이 부엌에 들어올때마다 두 고양이에 빙의되신 것 처럼 성대모사(?)를 하셨다.
"참치 더 없나?"
"여전히 빈그릇이네..."
"더 없나?"
어머님과 고양이들때문에 김밥 싸면서 어찌나 웃었는지 ㅎㅎㅎ
그릇을 치워도 계속해서 참치를 기다리는 고양이들.
"이스탄불은 앞으로 일주일 내내 참치를 찾으러 부엌에 올거다."
ㅋㅋㅋㅋ 얘들아 인제 참치 없어 가서 사료먹어.
배불리 먹은 탈린은 아무데나 누워서 팔자좋게 낮잠에 빠졌다.
한편, 모웬은 부엌에서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응 별거 아니야. 쟤네 그냥 사료먹느라 왔다갔다하는거야...
"참치냄새가 나는데..."
당연하지 참치김밥을 만들었으니까... ㅋ 그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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