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 김치를 하려고 리들에서 사온 오이 두개를 소금에 절였다.
오이 더 살 껄...
냉장고에 양배추가 조금 있길래 같이 썰어 넣었다.
물 생긴다고 오이 속을 파냈더니 양이 더 적어졌네ㅋ
양파를 넣을까?
아, 시댁에 가서 부추를 좀 뜯어와야겠다!
마침 어머님께서 집에 계시다고 하시길래 오이가 소금에 절여지는 동안 시댁으로 뛰어갔다.
시원한 테라스에서 어머님과 함께 이스탄불이 나를 반겨주었다.
나는 가위를 들고 부추를 찾아 정원을 뒤졌다.
"화분에 있는거는 한국 부추랑 베트남 부추가 섞여있고... 화단에 잘 찾아보면 중국 부추도 있단다."
어머님이 말씀하시는 중국부추는 알고보니 실파였다.
언니 왔네? 반가워!
웬일로 탈린이 나를 보며 야옹하고 달려왔다.
내가 감격스러워했더니 어머님께서 나와보시며 말씀하셨다.
"탈린뿐만 아니라 고양이 세마리 모두가 나와서 널 반기는구나!"
정말 세마리 고양이들이 몰려와서 나를 졸졸 따라다녔다. 나 완전 인기폭발이다. ㅋㅋ
언니 이거 맛있어? 나도 먹어보자.
탈린, 나 가위들었다 조심해...
내가 뭘 뜯는지 궁금한 모웬과 탈린이 서로 앞다투어 머리를 내밀었다.
모웬 이걸로 나는 오늘 오이김치를 할거야. 넌 매워서 못먹어. 나 혼자 먹는거야ㅋ
이 맛에 내가 시댁을 온다 ㅋ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이 나를 너무 좋아한다ㅋ
두마리가 내 발에 치이면서 매달리고 있을때 이스탄불은 내 등뒤에서 소리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이스탄불한테 자주 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이 말이다.
"오, 이스탄불 너 거기있었구나!"
탈린은 부추 화분밑으로 쏘옥 들어가 버렸다.
오늘도 나를 향해 온 사랑을 가득 담을 눈을 그득하게 뜨고 있는 이스탄불이다. 나도 쥬뗌!!
이만하면 충분하겠지?
생각같아선 죄다 뜯어서 전 부쳐먹고싶지만 양이 많지 않으니 참아야겠지...
얘들아 이제 이만 일어나, 가자! 나 다 끝났어.
토마토와상추가 심어진 텃밭 구석구석에 깻잎들도 쑥쑥 자라고 있다.
간김에 깻잎도 뜯고... 수확완료!
빨리가야 해서 콜라 한잔도 같이 못마시고 얌체같이 부추만 수확해서 돌아왔다. 그래서 어머님께서는 프랑스산이라며 대파 두뿌리를 주셨다. 프랑스에서 처음보는 진짜 대파네...! 감사합니다.
언능가서 오이김치를 완성해야겠다. 얼마만에 보는 부추인지!!
이스탄불 목소리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한
쇼츠 영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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