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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연애결혼

프랑스인 남편이 만들어준 여름 메뉴, 밥 샐러드

by 낭시댁 2023. 7. 22.

이번 주는 정말 덥구나...
 
낮 기온이 35도 가까이 올라가는 날이 사흘 연속으로 이어지다보니 요리도 귀찮고 입맛도 떨어지는 기분이다. 
 
나는 입맛이 없으니 (솔직히 점심을 그만큼 든든하게 먹어두기도 했음ㅋ) 자서방 더러 저녁은 알아서 먹으라고 했더니 자서방이 나더러 샐러드를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밥 샐러드(salade de riz)라고 들어봤어?" 
 
"밥에 야채를 넣고 만드는거겠지...?"
 
"응. 프랑스에서 여름에 흔히 먹는 메뉴야. 먹어보고 맛이 없으면 남겨도 돼, 내가 먹으면 되니까." 
 
그냥 찬밥으로 비빔밥을 만든다는 거 아닌가... 일단 알겠다고 했다. 
 
자서방은 자신감 가득한 표정으로 냉장고를 스캔하고 적당한 재료들을 선별해서 늘어놓았다. 

잘게 썬 상추에 렌틸밥과 참치 한캔을 넣고 섞은 후 그 위에 삶은 계란, 토마토를 올렸다. 소스로는 발사믹과 올리브 오일이 끝- 
 
"비빔밥이네..." 
 
"아니야, 이건 밥 샐러드야." 
 
"고추장이랑 참기름 좀 넣으면 안돼?" 
 
"안돼. 이건 비빔밥이 아니고 밥 샐러드라고." 
 
흠... 한국인들 열 명한테 물어봐라... 열 명모두 비빔밥이라고 할거다 ㅋ
 

 

맛은 뭐... 건강한 맛? ㅋㅋ
 
좀 싱겁다고 했더니 발사믹을 때려부어주는 남편. 
 
발사믹이 충분히 들어가니까 먹을 만 하다. (내 사전에 샐러드는 메인이 아니라 사이드라서...) 자신만만한 남편의 얼굴을 보며 나는 맛있다고 말해 줄수 밖에 없었다. 
 
반 정도만 먹고 남겼더니 남편이 다 긁어먹어주었다. 맛있다면서 셀프칭찬과 함께. 
 
그 다음날에도 자서방은 샐러드를 만들어 주겠다고 자처했다. 이번에는 밥 대신에 찐감자를 넣는다면서-  
 
"그래, 그럼 이번에는 조금만 만들어 줘. 진짜 배가 안고파서 그래." 
 
이번에는 참치대신에 수비드 돼지고기를 잘게 썰어 넣었다. 그리고 소스에는 올리브유, 발사믹 그리고 마요네즈를 넣어서 한결 더 맛있어졌다ㅋ 이번에는 하나도 안남기고 맛있게 다 먹었다.

 
다음날 우리는 장보러갔다가 오리훈제햄(?)을 발견했다. 이걸로 밥 샐러드를 만들면 정말 맛있겠다던 자서방.  

 

그날 저녁 프랑스인 남편이 만든 밥 샐러드는 이런 모습이었다. 


이건 누가봐도 비빔밥인데 밥샐러드란다. 찬 밥에다 발사믹과 상추, 올리브유를 넣고 비빈 후, 그 위에 삶은 계란과 훈제 오리햄을 얹었다. 그리고나서 그걸 또 빵이랑 먹네? 한국인인 내 눈에는 정말로 희한한 조합이다. 
 
"간장에 참기름 좀 부어줄까?"
 
보기만해도 퍽퍽해서 내가 한마디했더니 남편은 맛만 좋단다. 

 

그래 맛있으면 되었다.. 

 

나중에 간장 참기름 비빔밥을 꼭 먹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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