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을때 어머님께서 갑자기 소리를 치셨다.
"쟤가 저기로 또 나가려고 저러네!"
겁없는 탈린이 장미넝쿨을 위해 설치한 구름다리를 타고 자꾸 옆집으로 넘어가는 바람에 시부모님께서는 일부러 앞에다 철망까지 설치하셨는데 탈린은 여전히 옆집에서 발각되곤 한다는 설명이셨다.
"그래도 다행히 저집 마담이 탈린은 예뻐하더라."
"그 분, 모웬은 별로 안좋아하셨지요 ㅎㅎㅎ 외모랑 표정이 꼭 어디 아픈게 아니냐고 해서 어머님 화내시던것도 기억나요 하하"
"응, 모웬 털색깔이 비정상같다고 하고, 또 모웬이 자기를 볼때마다 눈을 감고 야옹하는데, 반갑다고 그러는건데 그녀는 모웬이 자기를 싫어하는것 같다고 했지."
다시 들어도 너무 웃기다. 그 시절 모웬은 자기가 밉상을 먹는지도 모르고 허구헌날 저집 정원에서 낮잠을 자다오곤 했다. 실종 사건을 극본한 지금은 다행히도 정원을 탈출할 생각이 일도 없는것 같다.
탈린이 또 나갈까봐 내가 얼른 가서 탈린을 말렸다.
"알았어 알았다고... 안나간다고..."
그런데 한참 후 어머님께서 또 한차례 작은 비명을 지르셨다.
"쟤가 언제 또 나간거야!!!"
어느새 구름다리위에 서서 우리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탈린.
문제는 다시 돌아오는 방법을 몰라서 혼자 헤매고 있다는 거였다.
철조망때문에 아슬아슬 위험한 길로 자꾸만 들어가는 탈린.
자서방은 정원으로 내려가서 탈린을 끌어내려고 했지만 정원에서 저 곳은 너무나 높아서 포기하고 올라왔다.
애처롭게 방황하는 탈린때문에 결국 온식구들이 나섰다 ㅎㅎ
"나 좀 들여보내줘라..."
철조망을 치우자 그제서야 안전하게 들어오는 사고뭉치.
그런데 안으로 들어와서는 또 철조망에 달려있던 리본에 정신팔려서 놀다가 자서방이 탈린의 엉덩이를 밀어버렸다ㅋㅋ
자서방과 아버님은 저곳을 더 철저히 봉쇄할 수 있는 도구들을 챙기러 황급히 지하실로 내려갔다.
눈치없는 탈린은 그런 아버님과 자서방을 기다리며 지하실 앞에 앉아있는 중이다.
너는 남자 집사들이 왜 지하실로 급히 내려간건지 전혀 모르는구나? ㅋ
눈치 없는 막내고양이가 나에게 다가와서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이러니 사고를 쳐도 온식구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것이다.
아버님과 자서방이 철조망을 보수하는 모습을 모웬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모웬과 이스탄불은 평생 저쪽으로 탈출할 생각은 해 본적이 없었는데..
탈린 너는 대체 왜 혼자만 튀는거니..
틱스까지 담장위로 올라와서 구경했다ㅋ
결국 철조망은 기역자 모양으로 양쪽으로 막히게 되었다. 탈린 너 이제 구름다리에 절대 못올라감 ㅋ
탈린 이제 사고 덜치자. 엄마 아빠 말씀 잘 듣고..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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