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한낱의 시댁 정원.
시냥이 삼남매는 각자 그늘을 찾아 숨어들었다.
그런데 화분사이 그늘에서 쉬고 있던 탈린이 갑자기 허공에다 시선을 빼았겼다.
야 너 왜 그래? 귀신봤냐?
배를 내밀고 두발로 서서 저렇게 한참이나 뭔가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웃겨서 촬영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불러도 대답이 없네. 아 원래도 반응이 없긴 하지...
앞발 발가락을 쫙 펼쳐서 최대한 높이 뻗어 보는데 너무 웃겼다. 볼록튀어나온 배는 어쩌누 ㅋㅋㅋ
대체 뭘 본거지. 궁금해서 가까이 가서 나도 같이 살펴 보았다.
알고보니 초록색 딱정벌레였다. 이파리색이랑 구분이 안돼서 찾기가 어려운데 벌레는 빨리도 날아다녔다. 멀리 가지는 않고 주변에만 맴도니까 탈린이 쫒느라 환장함ㅋ
어 이스탄불 여기있었네? 그늘에 들어가면 유난히 찾기 어려운 이스탄불이다.
"오빠, 엉덩이는 안뜨거워?"
벌레가 나무위에 올라갔는지 또 앞발을 열심히 뻗어보는 탈린
야 누가 보면 과일 서리하는 줄 알겠다...
포기하지 않고 가지에 열심히 매달려 있다. 배는 여전히 뽈록.
너 가지 부러트리면 아버님께 내가 이를거다 ㅋㅋ
아버님 눈치 한번 살피고 나서 다시 도전.
아 저기 있는데 발이 안닿네...
"언니가 좀 잡아 줄래?"
한참을 시도하다가 결국엔 단념하는 사춘기 탈린.
뒤통수가 좀 시무룩하기는 하다.
그대로 화분 그늘에 배를 깔고 휴식-
벌레가 다시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너땜에 내가 오늘도 웃는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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