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는 잠깐 비도 뿌리고 시원하더니 오후가 되자 갑자기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시댁테라스에는 고양이 삼남매가 더위에 지친 듯 축 쳐진 모습으로 있었다.
아 쳐진건 이스탄불이랑 모웬 뿐이었나보다.
탈린은 내가 정원으로 내려가자 깨방정을 떨며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넌 지치지를 않는구나. 사랑스럽다.
요즘 시댁에 가장 큰 활력소를 주고 있는 막내 고양이.
나도 이제는 탈린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시아버지께서 한쪽다리에 체중을 지탱하신 채 모종삽으로 뭔가 작업을 하고 계신 중이셨다. 나는 불안한 마음에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때 눈치 없는 탈린이 모종삽에 코를 갖다대다가 아버님께 혼쭐이났다. 갑작스러운 아버님의 큰 소리에 혼비백산한 탈린이 뽀르르 도망갔는데 깻잎을 따고 있던 나는 그 모습을 보고 깔깔 웃었다.
탈린 삐쳤니? 아님 놀랬어?
아빠가 나한테 소리질렀어...
그렇지 너는 이유를 알수 없겠지ㅋ
일루와 탈린, 언니 깻잎 따는거나 좀 도와줘.
아빠가 탈린 걱정돼서 그러신거였어. 다음에는 무서운 연장앞에 함부로 가면 안돼, 알았지?
물론 네 귀에는 이말도 안들리겠지만...
이쪽 깻잎은 벌써 노란빛이 들기 시작했다.
탈린아 가을이 오나봐...
나 혼났쪄...
아빠가 나한테 소리질렀어... 에용.... 으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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