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하던 내 동생 M이 최근 타도시에 있는 대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
행정절차며 집을 구하는 일 까지 쉬운게 하나도 없어보였다. 다행히 프랑스인 남자친구가 일주일간 휴가를 내고 함께 따라가 준 덕분에 큰 도움이 되어주고 있는 듯 했다.
문제는 낭시 집에 혼자 남겨진 이 집 고양이 티거였다. (원래 타이거인데 프랑스어 발음으로 그냥 귀엽게 티거ㅋ)
M은 아직 이사할 집도 확정이 안돼서 호텔을 전전하고 있다고 하면서 티거 걱정에 전화로 울먹였다. 에고고 내가 너네집 가서 티거 잘있나 봐주고 올게. 돈워리. (어쩌다보니 때마침 내가 얘네집 열쇠까지 갖고 있었네ㅋ 티거는 운도 좋지)
M의 집까지 가려면 이렇게 예쁜 강을 두번 건너간다.
저녁 노을이 반사되니 강이 어찌나 예쁜지.
저녁먹고 음악을 들으며 산책삼아 걸으니 기분 전환도 되고 소화도 되고 티거도 보고 일석삼조!
근데 티거는 내가 놀러갈때마다 소파밑에 숨어서 얼굴을 한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도 어차피 숨을것 같은데... 그러면 내가 가는게 의미가 있나... ㅡㅡ;
그런데 왠걸?!
현관문을 열었더니 그 앞에 딱 서서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네?ㅋㅋㅋ
티거야... 나 기억나지? 몇번 봤자나...
인사를 했더니 현관앞에서 괜히 기지개를 한다. 이건 우리 무식이가 잘 하던 짓인데... 내가 집에 올때마다 무식이는 반갑게 현관에 달려나와놓고는 일단 기지개를 켜곤 했다.
티거는 물도 참 많구나?ㅋㅋㅋ
작은 물그릇이 집안 여기저기에 10개나 있었다.
하나씩 내가 새 물로 갈아줄때마다 티거는 새로 떠다준 물을 옮겨다니며 맛을 보았다.
여기서도 일단 기지개.
내가 저 의자에 앉았더니 내 얼굴에다 몸을 마구 비비면서 왔다갔다 하고 급기야는 내 얼굴에다 자꾸 엉덩이를 들이대는...ㅋㅋㅋ
나 완전히 티거한테 사랑받는구나.
아니 언제부터ㅋㅋ
너 엄마아빠 없으니까 내가 일순위가 된거지?
야옹거리면서 잔소리를 시전한다.
그래 너 알아. 혼자 있었던거. 그래서 내가 왔잖아.
바로 안가고 좀 놀아주다 갈게.
간식도 주고 놀아주기도 했다. (바닥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공들을 모아다가 하나씩 연속으로 던졌더니 열심히 잘 쫒아다녔다. )
아이고 우리 티거 이렇게 예쁜얼굴이었구나. 그동안 맨날 숨어서 나는 몰랐지.
화장실을 치우는데도 옆에 와서 어찌나 몸을 부비부비하던지.
M은 나더러 자꾸만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지만 나는 티거랑 친해져서 오히려 더 좋았다.
너 다음에 왔을때 다시 숨기만 해... 그럼 나 진짜 서운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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