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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오늘도 즐거웠던 주말 데이트

by 요용 🌈 2024. 9. 19.

이번주말에는 버거씨가 낭시로 왔다. 

 

오후 4시에 마치는 내 스케줄에 맞추어 버거씨가 낭시역에 도착했다. 요즘 버거씨는 운전을 하는 대신 기차를 자주 이용한다. 내가 기차표 50% 할인이 되는 연간 회원권을 구매하는걸 보고 따라서 구매하기도 했다. 차나 기차나 소요되는 시간도 비슷하고, 기차를 타면 팟캐스트도 집중해서 들을 수 있고 쪽잠도 잘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지. 

 

오늘 우리 뭐할까? 

 

내 질문에 버거씨는 우선, 낭시에서 가장 좋아하는 까페로 나를 데려갔다. 버거씨가 낭시에 올 때마다 내 퇴근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자주 들르는 곳인데 나는 아직 한번도 못가봤기때문이다. 

말로만 듣던 켄싱톤커피를 드디어 왔구나. 주인부부는 버거씨말대로 정말 친절했다. 버거씨는 친구에게 소개하듯 나를 기쁘게 그들에게 소개해 주었다. 듣던대로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의 까페였다. 

이곳에서 차이라떼를 한잔씩 마시며 오늘 이후 데이트 계획을 짰다. 

 

"비틀쥬스 2편 개봉했어. 우리 그거 보러가자!" 

 

어릴적에 비디오로 비틀쥬스를 진짜 재미있게 봤었는데 (비슷한 영화로는 젊은 키아누리브스가 나오는 엑설런트어드벤쳐가 있었지.) 2편이 나온다고 해서 어찌나 설레었던지! 다행히 버거씨도 비틀쥬스를 재미있게 봤었다고 했다. 말 나온김에 나는 바로 영화표를 예매했다. 

 

 

수다를 떨고 나서 우리는 오랜만에 근처 일본라멘집으로 갔다. 날씨가 쌀쌀해지니까 뜨끈한 국물이 땡기네. 

아자코라멘- 

버거씨가 두번째로 나를 만나러 왔을때 우리는 이곳에서 저녁을 먹었다. 둘 다 라멘맛과 서비스에 대만족을 한 후 이곳은 우리가 좋아하는 장소 중 한곳이 되었다. 

이곳도 일본인들이 아닌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곳이다. 대만인일수도 있겠군. 어쨌거나 중국말을 하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곳인데 친절하다. 

언제나처럼 타코야키로 시작했다. 

입을 몇번이나 데였으면서도 아직도 한입에 통채로 덥석 집어먹으려는 버거씨를 말리며 나는 현란한 젓가락질로 타코야키를 죄다 반으로 쪼개 놓았다. 이렇게하면 버거씨의 어설픈 젓가락질로도 집어먹기가 더 수월해진다. 

 

라멘은 무조건 돼지 미소라멘이라고 외치는 나를 따라 버거씨도 오늘은 메뉴를 통일했다. 

이집 라멘은 면이 맛있다. 뭔가 생면 스러운... 

버거씨는 이 집 삶은 계란이 그렇게나 맛있단다. 계란은 계란일 뿐인데...? 

 

빈자리가 없어서 도로 나가는 손님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장사 잘 되는구나. 

계산하고 나오는데 서프라이즈 선물을 받았다. 

장사 1주년 기념이라며 작은 고양이 오뚜기를 하나씩 준 것이다. 우리는 둘다 좋아서 비명을 질렀다. 섬세한 버거씨ㅋ

요즘 집 외벽청소하느라 손톱이 지저분해진 버거씨. 때가 아님당

 

우리가 본 비틀쥬스 2편은 대만족이었다!!

호불호가 갈리는가본데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웃겼다. 내 스타일. 

 

1편에 나왔던 주인공들이 나이를 먹고 같은 배역을 고대로 연기한다는 사실도 꽤 뭉클했다. 

특히 얘네들ㅋㅋ 작은 머리 유령들이랑 맨날 억울한 표정을 짓는 BOBㅋㅋ 

버거씨도 나만큼 꺽꺽대면서 웃었는데 극장에서 다른 사람들의 웃음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는 사실 ㅋㅋ

극장안에서 우리 둘의 웃음소리만 계속해서 들렸다. 워낙 아무도 안웃으니까 큰소리내기도 민망해서 작게 웃느라 애먹었다. 그게 더 웃겼던것 같기도 하다.

 

극장을 나오면서도 우리는 계속 웃었다. Bob 억울한 표정 봤냐면서. 

 

하여간 오늘의 데이트도 완벽했다. 

 

비틀쥬스비틀쥬스비틀쥬스 세 번 불렀당. 나와 보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