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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어딜 보아도 다 예쁜 이곳 국경 마을

by 요용 🌈 2024. 10. 13.

아침 일찍부터 바쁜 일요일을 보낸 우리 버거씨. 오후가 되자 지치지도 않는지 산책을 가자고 나를 이끌었다. 

나는 진짜 아무것도 안하고 있어도 괜찮은데 내가 지루해할까봐 걱정을 하고 있었던 듯 하다. 

 

"맨날 춥다가 오늘은 날씨가 따뜻하잖아. 이런날 집에만 있으면 후회할거야." 

 

"알았다고요... 대신 가까운데로 가자." 

 

그렇게 버거씨는 나를 차에 태우고 어디론가로 향했다. 

하늘에 구름이 잔뜩 껴있는데도 풍경이 아름답기만 하다. 

 

"어디로 가지... 어디로 가야 네가 좋아할까..." 

 

버거씨는 아직도 행선지를 결정하지 못했나보다.ㅋ  

 

 

잠시 후 우리가 도착한 곳은 매우 한적하고 조용한 독일 마을이었다. 

 

Oberperl이 이 마을의 이름인가 본데 그 위에 글씨는 모르겠다. Frankreich? 

 

"프랑크하이쉬. 독일어로 프랑스를 그렇게 불러." 

 

프랑스에서 온 우리는 반대 방향에서 왔는데 저 앞으로 쭈욱가면 또다시 프랑스가 나타난다고? 희한하네. 

 

차를 주차한 후 우리는 손을 잡고 산책을 시작했다. 정말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이다! 

나무도 하늘의 구름도 다 운치가 있다. 

으아... 저 사과나무들은 왜 방치 된걸까. 왜 아무도 안따지...? 엄청 많은뎅... 

 

산길을 오르다가 산열매도 따먹었다. 버거씨가 이거는 먹어도 된단다ㅋ

 

이때 한 무리의 등산객들을 마주쳤는데 그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할로!" 

 

"헬로!"라고 내가 대답을 했는데 버거씨 말이 그들이 말한건 독일어였다고 한다. 나는 내가 외국인이라서 영어로 "헬로!" 라고 인사를 한건줄 알았는데 독일어로 안녕은 할로였구나. 구텐탁만 알았는데 오늘 또 새로운것을 하나 배웠네. 그후로 나는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할로!" 라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

 

잠시 후 탁트인 멋진 풍경이 나타났다. 길에 소똥이 너무 많다고 했더니 버거씨 말이 소똥이 아니라 진흙이란다ㅋ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했던가. 내눈에는 소똥인줄 ㅋ

어딜봐도 산이 보이지 않는걸 보니 이곳 지대가 꽤 높은 모양이다. 뭔가 기분이 묘했다. 하늘과 굉장히 가까워진 기분. 끝없이 펼쳐진 들판도 시원하고 탁트인 하늘도 멋지고. 가슴이 뻥 뚫린다. 

내가 좋아하니 다행이라는 버거씨. 

매번 새롭고 아름다운 곳으로 데려가 주어서 참 고마워요. 


지나는 차도 사람도 없는 곳에 우리 둘이서만 꽤 오랫동안 걸었다. 

그러다 마주친 거대한 트랙터!!! 

얼마나 크냐면 저 멀리서부터 오는데 땅이 진동을 했다. 우리는 들판으로 멀찌기 피신했다. 바퀴도 어찌나 큰지!! 금방이라도 트랜스포머로 변신할 것만 같은 포스였다. 

트랙터가 지나간 후 이곳은 다시 평화를 찾았다. 휴우.. 깜짝 놀랬네. 

 

들판을 한바퀴 돌고 내려와서 근처 마을을 둘러보았다. 

하나같이 집들이 너무 예쁘게 잘 가꾸어져있었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취향에 맞는 가장 예쁜집이 어디인지를 골라보기도 했다. 

가장 예쁜 집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지만 가장 안예쁜 집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했다. 

풀한포기 없이 모래랑 돌만 쌓아놓은 이 집이 바로 우리의 워스트에 선정 되었다. 너무 삭막해...;; 

 

이곳은 아마 주민들이 모여서 쉬는 공간인 듯 했다. 여름에는 불을 피우고 둘러 앉아 밤늦도록 수다를 떨 수 있겠구나. 멋지다. 

그 옆에 물이 흐르는 소리가 나서 가 보니 이런 공간도 있었다. 

가만히 서서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더니 우리 버거씨가 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내 사진 찍는거야? 다시 잘 좀 찍어봐." 

 

나는 내 입으로 소리내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을 반복하며 3초마다 능청스럽게 포즈를 바꾸었다. 

 

버거씨 큰 소리로 웃으면서 열심히 3초마다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 그 결과물에 꽤나 흡족해 했다. 뭐 나쁘지 않네. (더 웃긴포즈, 섹시포즈는 자삭ㅋ)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버거씨는 단골 피자집에 전화를 걸어서 피자를 주문했다. 

예쁜 시골 길을 따라 버거씨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 동네는 예쁘지 않은 곳이 하나도 없구나. 어쩜 가는 곳마다 이리도 예쁠까. 

 

피자를 찾아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버거씨는 정원에서 따온 유기농 배를 메인으로 샐러드를 뚝딱 만들었다. 

테라스에서 먹는 따끈한 피자- 

시드르와 샐러드를 함께 곁들였다. 

이 집 피자 정말 잘하네. 

 

이번 일요일도 너무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