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나는 일찍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할 일도 없으면서 괜히 같이 일어난 버거씨를 보고 내가 물었다.
"바쁜 일도 없는데 그냥 더 자지않고... "
버거씨는 어제 자신이 들고온 잼들을 꺼내 나한테 자랑 하듯 흔들면서 대답했다.
"일단 빵을 사올거야. 그리고 아침식사를 해야지.. 그 다음에는 네가 부탁한 부엌 서랍을 조립할거고... 또..."
"아참, 망치랑 드라이버 가져왔지?"
"응"
대답은 저렇게 자신있게 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철물점에 나가서 망치+드라이버 세트를 사다놨더라.
"그리고 나서는 뭐 할거야?"
"서점에 갈거야! 나 진짜 낭시 서점 너무 좋아. 거기라면 나는 몇 시간이고 보낼 수 있어."
그건 정말 인정이다. 낭시 서점 최고!
토요일이라 아침부터 할 일이 많았다. 바쁜 와중에 버거씨는 본인이 무얼 하고 있는지 메세지로 틈틈히 보고를 보내왔다.
[서랍을 다 조립했고 욕실 발수건을 새로 사다놨어.]
내가 사다좋은 검정색 발수건이 마음에 안들었나보다. 세상 희고 뽀송한 발수건을 사왔네.
[그리고 부엌 수납 공간이 더 필요한 것 같아서 이것도 사왔어. 괜찮지?]
잠시 후 버거씨는 내가 정리하다 만 부엌 물건들을 정리까지 가지런하게 해 주었다. 우렁각시가 따로없네.
"와 정말 고마워. 점심 먹으러 와. 내가 닭강정 사줄게."
"좋지!"
잠시 후 버거씨가 밥을 먹으러 가게로 왔다. 나는 닭강정이랑 뜨거운 유자차를 대접했다. 손님이 한창 많은 시간이라 대화는 많이 나누지 못했다. 후다닥 식사를 끝낸 버거씨가 빈그릇을 갖다주면서 퇴근 시간에 맞춰 데리러 오겠다며 떠났다. 아 따뜻해라.
퇴근하는 오후 네시에 버거씨는 칼같이 나타났다. 그런데 누나랑 화상 통화를 하면서 우리 가게를 보여주고 있었다. 자랑할 게 별로 없을텐데...
"바로 여기가 요용이 일하는 곳이야. 낭시 시장에 있어. 이렇게 생겼어. 가게 예쁘지?"
빨리 가자... 나 좀 챙피해...
버거씨가 누나랑 전화통화를 끝냈을때 나는 중요한 사항을 말했다.
"오늘 성니콜라스 퍼레이드 있는거 알지?! 정말 큰 행사라 다른 도시에서도 구경오는 축제래. 나 진짜 진짜 보고 싶었는데 그동안 한 번도 못가봤거든? 오늘 꼭 가자."
내가 너무 신나하니까 버거씨는 어이없어하며 웃었다.
"올해 착한일 많이했어? 나쁜짓 했으면 성니콜라스말고 검은 옷 입은 무서운 할아버지가 나타날건데."
"응 착한일 많이 했어. 오늘 고생한 당신한테 맛있는 저녁도 사줄거야!"
"점심 사줬으니까 됐어. 저녁은 내가 사줄게."
"더포크 앱에 포인트가 많이 쌓였어ㅋ 50유로나 공짜로 먹을수 있다고!"
버거씨 얼굴에 화색이 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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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때문에 금요일 저녁에 퇴근하자마자 달려온 버거씨는 오늘도 쉬지 못하고 나를 위해 많은 일을 해 주었다.
고마우니까 내가 쏜다!! 오늘은 비싼거 먹어도 돼.
완전 신나는 토요일 저녁이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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