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점심을 든든히 먹은 후 우리는 낭시 온천스파에 갔다.
두툼한 수건이랑 슬리퍼, 간식등을 각자 큰 가방에 챙겼다. 간식은 제일 소중해... 귤 바나나 사과 물...
지난번에는 기본옵션(bien etre)으로 입장했는데 이번에는 한단계 위인 Wellness로 입장권을 끊었다. 80도이상의 한증막과 물 온도가 조금 더 높은 야외 자쿠지가 포함이 된다. 기본형도 충분히 좋았지만 이번에는 더 좋겠지 뭐.
역시 영하의 기온에 야외 온천은 정말 극락이다.
사실 기본형으로도 충분히 좋다는게 나의 결론이다. 사실 고온 한증막은 한국 찜질방에서 흔하게 경험해 볼 수 있는 것들이라 나는 두 시간동안 야외 풀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내자고 버거씨를 반복해서 끌고 나갔다ㅋ
뜨거운 한증막에서 땀을 뺀 후 야외로 나가면 하나도 안추운 마법-
하지만 실컷 물에서 놀고 실내로 들어올때는 추워서 팔짝 팔짝 뛰어야 한다ㅋ
외에 풀은 꽤 깊어서 더 좋았다. 하지만 넓은 풀에서 자쿠지며 폭포(?)등으로 걸어서 이동하려면 좀 몸이 무거워지니까 나는 그럴때마다 버거씨의 등에 올라탔다. 그리고는 이렇게 외쳤다.
"가자 파트라슈!"
버거씨는 무슨 뜻인줄도 모르고 좋아했다. 나를 매달고 여기저기 내가 손을 뻗는 방향대로 움직여주는 친절한 파트라슈.
"파트라슈 무슨뜻이야? 너무 듣기 좋다."
"... 개이름인데..."
내 말에 버거씨가 큰소리로 웃었고 나도 따라웃었다. 버거씨는 그래도 파트라슈라고 불러주는게 좋단다.
"좀 더 멋진 이름으로 바꿔줄까?"
나는 버거씨 등에 매달려서 떠오르는 이름들을 말해보았다.
"스페인식으로 알레한드로 어때? 알레한드로 가자! 남자스럽지?"
"아니면 세바스챤 (손뼉 짝짝) 세바스챤 어딨니"
버거씨 숨넘어가도록 웃더니 그냥 파트라슈가 제일 좋단다 ㅋㅋㅋ 그래 그럼... 좋다니 당신은 오늘부터 파트라슈다.
우리는 어느순간 야외 풀장을 내려다보는 비둘기 세마리를 발견했다.
"쟤네 꼭 보안요원들같지않아?ㅋㅋㅋ"
그 모습을 보며 우리는 상황극을 시작했다.
"췩췩 코드17 발령이다. 요원들 긴급 투입바란다 오바."
"코드 17이라면... 피피! 피피경보다! 7시방향 라틴계 청년이다."
또 이럴땐 죽이 어찌나 잘 맞는지 깔깔대면서 온갖 시나리오를 만들면서 웃었다.
오늘 나는 무사히 내 사물함을 헷갈리지 않고 잘 찾아서 버거씨한테 칭찬을 받았다.
버스 시간이 좀 남았길래 가져온 과일을 먹으며 또 수다를 떨었다.
오늘도 우리 정말 재미있었다 그치?
응 우리는 정말 환상의 짝궁인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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