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버거씨와 함께 내 친구들을 만났다.
에리카와 마이크 그리고 일본인 친구 리호도 함께 만났다.
휴가겸 일 때문에 연말부터 카자흐스탄에 머물고 있는 알마는 다음달이나 되어야 돌아온다고 했다. 그래서 집들이는 다음달이나 되어야 할 수 있을것 같네. 뭐 대단한 파티를 할 건 아니지만 그냥 내가 아끼는 사람들 조촐하게 모여서 우리집을 구경시켜주는거지 뭐.
오늘 우리가 만난 장소는 올드타운에 있는 Bar le bo라는 이름의 바 였다.

더포크 앱으로 미리 예약한 덕분에 안주에 대해서만 30%를 할인 받을 수가 있었다. 역시 알뜰살뜰한 나 칭찬해ㅋ
(더포크 추천인 코드: 84C49082)
지난번에는 50% 할인받아서 버거씨랑 정말 잘 먹었는데 이번 30%도 감사합니다~
실로 오랜만에 맥주를 마셨다.
일전에 마셨던 맥주가 뭔지 몰라서 사장님께 질문을 했더니 친절한 사장님께서 시음을 시켜주겠다며 맥주를 반 잔 갖다주셔서 맛을 보고 주문할 수가 있었다.
내가 고른 안주는 바로 이거-

염소치즈는 안좋아하는데 이렇게 토스트에 꿀과 호박씨 해바라기씨를 뿌려서 나오는건 예외로 좋아한다.
빛처럼 빠른 리호의 손이 어느새ㅋ

피자랑 플람키쉬도 주문했는데 둘다 빵은 포카치아느낌으로 두껍게 나왔다. 맛있었다.
각자 원하는 안주나 디저트를 주문했고 다같이 나눠 먹었다.
버거씨는 내 친구들이랑 보내는 시간이 너무 즐겁다고 했다.
일전에 치과에 갔을때 자기가 말이 많아서 내가 충치떼우는 도중 다급하게 손바닥을 흔들었던 사건에 대해서 들려주었는데 친구들이 웃느라 뒤집어졌다.
"그때 나는 또 누워있을때 엑스레이를 보려고 고개를 들었는데 버거씨가 그걸 잘못 이해하고는 [나 여기있어, 다른데 안가니까 안심해]라고 하더라? 내가 말을 못하는 상황이라 그냥 가만히 있었어."
버거씨는 이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며 얼굴을 살짝 붉혔고 우리는 그 모습에 다들 더 많이 웃었다.
"근데 네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다 재미있어. 비결이 뭐지? 똑같은 얘기도 내가 하면 안 웃긴데..."
버거씨가 나에게 한 말이었다. '당신은 말을 너무 길게 해.' 라고 조언 해주고 싶었지만ㅋㅋ 그냥 본심을 숨기고 이렇게 대답해주었다.
"당신이 말하는 것도 나는 다 재미있어."
우리 오빠 기는 내가 살려 줘야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리호가 프랑스에는 팥이 들어간 디저트가 없어서 아쉽다고 말했는데 버거씨가 맞장구를 쳤다. 엥? 버거씨가 팥을 좋아했나?
"나 집에 팥 있는데 내일 팥 넣어서 크래페 만들어줄까?"
내 말에 버거씨가 눈을 휘둥그레뜨며 신나했다.
마이크는 내일이 마침 크레페를 먹는 날이라고 했다. 별별날이 다있군. 어쨌거나 아이처럼 좋아하는 버거씨를 보니 흐뭇했다. SK가 일전에 팥이랑 호떡 반죽 나눠준게 좀 있어서 팥호떡을 몇 개 부쳐다가 냉동실에 넣어놨는데 드디어 임자를 만났군. 팥호떡을 먹고 버거씨가 좋아하려나 좀 궁금하기도 하다.
버거씨가 에리카에게 근황을 물었더니 에리카는 요즘 비밀 프로젝트가 있다고 뜸을 들이며 말했다.
"요즘 나랑 마이크는 새로운 사업아이템을 구상중이야. 그런데 지금 말하면 부정 탈 것 같아서 좀 더 확실해지면 그때 말해줄게."
버거씨는 너무 궁금해서 꼬치꼬치 캐물었고 나는 더이상 물어보지말라잖아~ 하면서 두 번 더 버거씨에게 상기시켜줘야했다.
에리카와 마이크 커플은 언제 봐도 정말 잉꼬같다. 맨날 붙어다니는데다 서로에게 베프이자 서포터이다.
버거씨는 우리도 뭔가 프로젝트를 같이 구상해 보자며 이것저것 생각나는대로 말을 꺼냈다. 예를 들면 에리카네처럼 살사수업을 같이 듣고 헬스도 같이 끊고 고양이도 기르고.. 낭시에 아파트도 구입하고 사업도... 어쩌고 저쩌고...
오빠 그런건 우리 나중에 생각해보자... 아주 나중에...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헤어지기 전에 바 맞은편 약국 진열장안에 재미있는게 있다며 버거씨가 우리를 데려갔다. 거기에는 천천히 움직이는 커다란 오랑우탄 인형이 앉아 있었는데 그걸보고 버거씨가 혼자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소리내 웃었다. 나는 오랑우탄보다 그런 버거씨가 더 웃겼다.
소년의 호기심과 웃음을 가진 은발의 신사.
우리 버거씨는 역시 내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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