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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남의 이름갖고 웃기전에

by 요용 🌈 2025.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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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을 산책한 후 우리는 시내로 다시 걸어내려왔다. 

30분만 산책할랬는데 오늘도 한시간이 넘어간다... 내 저질체력이 버거씨를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 

대로변에 쌩뚱맞게 서있는 알자스식 건물. 뭔가 이 동네 명물인듯 하다. 

스트라스부르에서 대학교를 다녔던 버거씨는 이 건물을 보니 반갑다고 했다. 

 

"어! 저기 옥상에 헬기다!" 

 

아 그러고보니 센트럴병원 옥상이었구나. 

전남편도 응급환자 때문에 헬기를 타본적이 있다고 말했던게 떠오르네. 

헬기... 신기하지만 또 너무 오래 바라보면 촌스러우니까 여기서 이만 못본척해야지. 

 

시내로 들어오다가 어느 레스토랑 간판을 보고 버거씨가 웃었다. 

 

"이것 좀 봐. 무슈 후무스래. 진짜로 사장이름이 후무스면 웃기겠다 그치?" 

 

싱거운 버거씨의 농담에 내가 한마디 했다. 

 

"자기는 버거면서." 

 

"아... 그러네. 좋은 지적이야." 

 

버거씨가 웃음기를 거두었다. 

자기 이름이 웃기다는 사실은 망각하고 사는듯 하다. 

무슈 버거 마담 버거... 어디다 붙여도 다 웃기다. 무게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음. 

 

"회사에서 외국인 동료들이 처음에 당신 이름 듣고 안웃었어?" 

 

내 말에 버거씨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프랑스어로는 버거라고 발음하지 않고 뷔제흐라고 발음하니까 어린시절부터 이름이 웃기다고는 생각해 본적이 없었어. 그러다 외국인들과 함께 근무하게 되면서 알게되었지. 내 이름이 웃기다는것을." 

 

아 그래도 학창시절엔 괜찮았다니 다행이네. 

 

"나중에 햄버거가게 차려서 무슈 버거라고 이름 짓는거 어때? 본명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재미있어할 것 같지?"

 

한식당을 차린다면 마담 김치... 로 해야하나 ㅡㅡ;

 

우리는 우리가 안차릴 가능성이 더 높은 미래 레스토랑의 이름을 지으며 웃었다. 

 

무슈버거 마담치킨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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