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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새출발

시나몬 롤을 싹쓸이 해 왔다

by 요용 🌈 2025.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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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늦잠을 푹 자고 내려왔더니 버거씨는 혼자 아침 식사를 거의 다 끝낸 상태였다. 

오 이런. 내가 대체 얼마나 잔거야... 

 


"오늘 널 위해 준비한 우유는 no milk야." 

 

"우유라는 말이야 우유가 아니라는 말이야?" 

 

"하하 독일산 식물성우유야. 이름이 정말 기발하지 않아? 패키징은 분명 우윤데 이름으로 떡하니 부정하잖아. 호기심에 저절로 손이 가더라고." 

 

뜨겁게 데워마셨는데 말안하면 일반우유랑 차이를 전혀 몰랐을것 같다. 

 

내가 빵을 집어들려던 찰라 버거씨가 오늘 아침에는 특별한 게 있다며 기다리라고 했다.   

 

버거씨가 갖다준 건 다름아닌 시나몬 롤, 일명 밥카였다. 

 

"오 밥카, 오랜만이네" 

 

"내가 독일에 있는 리들에서 사온거야." 

 

나는 아직 맛도 안봤는데 엄청 맛있다며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버거씨. 

 

"리들에서 밥카를 파는건 한 번도 못봤는데?" 

 

"응 리들이 원래 독일거잖아. 독일에 있는 리들에는 상품 종류가 달라. 프랑스 리들보다 저렴한 느낌이야." 

 

"오 독일 리들은 더 좋구나. 하지만 리들앱은 못찍잖아?" 

 

내 말에 버거씨가 잠시 어이없어 함ㅋㅋ 리들앱 안찍으면 포인트가 안 쌓이자나...

 

 

역시 따뜻한 우유랑 먹으니 더 맛있는 시나몬롤! 

내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버거씨가 말했다.

 

"그거 한 개에 얼마~개? 맞춰봐." 

 

"음... 싸겠지... 1.50유로?" 

 

버거씨 한 번 씨익 웃더니 "80성팀" 이라고 대답했다. 

싸긴 정말 싸구나... 

 

이미 아침 식사를 마친 버거씨는 본격적으로 수다를 떨었다.

 

"나 이 밥카 정말 좋아하는데 독일 리들에 갈 때마다 품절이라서 못사곤 했거든. 근데 이번에 가니까 이게 꽤 많이 남았더라? 줄 서 있는데 앞 사람이 집어가는거 보면서 조마조마 했어. 내 차례가 왔을때 보니까 7개가 남아있었다? 하나씩 하나씩 담다가 결국 다 쓸어담았지. 그랬더니 뒤에 서있던 마담이 울랄라~ 하면서 어떻게 그걸 혼자 다 집어가냐며 불평 하더라." 

 

"그래서 한 개 남겨줬어?"

 

"하하 미안하지만 이건 양보못하겠다고 말했지. 주말에 식구들이 많이 온다고 말이야. 어제 아들들이 나 모르는 새에 벌써 두 개씩 먹었더라고. 그래서 너 먹을거 남겨놔야 된다고 신신당부를 해야 했어. 아마 마지막에 7개가 아니라 10개가 남았어도 나는 다 쓸어왔을거야. 뒷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이건 너무 맛있어서 어쩔 수 없어."

 

사실 이 시나몬롤을 보면 시어머니랑 같이 종종 만들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대충 만들어도 맛있어서 몇 번 혼자 연습을 하곤 했는데. 하지만 만들고나면 같이 먹어줄 사람은 없어서 아쉬웠던... (그래도 혼자 맛나게 먹었음. 친구들 나눠주기도 하고.) 

 

나는 일전에 내가 만들었던 밥카 사진을 버거씨에게 보여줬다. 

 

"이때 집에 대추야자가 처치곤란이라서 설탕대신 대추야자를 넣고 만들었던 거야. 마지막에 레몬아이싱도 뿌렸는데 별로 티가 안나네." 

 

버거씨는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어린 소년처럼 말했다.  

 

"우리 담에 이거 같이 만들면 안 돼? 응?" 

 

당연하지. 

앞으로 내가 만들어주고 싶은게 얼마나 많은데... !

당신 운 좋은 줄 알아...ㅋ

 

 

아 물론 당신을 만난 나도 행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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