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웬은 이스탄불이랑 그리 친하진 않지만 옆집 고양이 (일명 스파이)가 담을 넘어 오기라도 하면 둘이 합심해서 용감하게 그녀석을 몰아 내곤 한다.
오후에 모웬이 밖에서 낑낑거리는 소리가 예사롭지 않아서 나가 보았다.
스파이가 언제 넘어왔는지 당당하게 시댁 테라스 계단에 앉아 있었고 혼자 있던 모웬이 겁을 먹고 거기를 지나가지를 못해서 낑낑거리고만 있던 것이었다.
이스탄불 없으면 모웬은 동네껌인가 ㅋㅋㅋ
혼자 보기 아까운 장면이라 자서방을 조용히 불러왔다.
자서방도 숨죽여 킥킥 웃었음 ㅎㅎ
낑낑 소리를 내고 있던건 나름 sos를 보내는 중이었던 거라고 했다. 이스탄불이나 우리 중 누구라도 와서 좀 도우라고 말이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돕지도 않고 우리끼리 속닥거리고 있었더니 모웬이 우리를 쳐다보고 야옹 거리며 보챈다ㅋㅋㅋㅋ
우리가 가까이 갔더니 스파이 고양이는 알아서 담을 넘어 돌아갔고 모웬은 아무일 없었던듯 계단을 유유히 내려갔다.
부끄러운걸 모르는구만. (참고로 스파이 고양이는 암컷임)
개냥이 모웬은 언제든지 부르면 달려올 정도로 이스탄불과 성향이 정 반대다. 보고있어도 자꾸 보고싶은 모웬은 온 가족들에게 격리생활동안 큰 활력소가 돼 준다.
나는 모웬이 외출할때 마다 당부한다.
“누가 말걸면 피해야 돼. 너무 가까이가지도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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