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오전, 벨소리를 듣고 대문에 나갔다오신 시어머니의 손에는 아스파라거스가 한봉지 들려 있었다. 옆집 잘생긴 남자가 숲에서 직접 체취했다며 나눠준거라고 하셨다. 심지어 손질과 세척까지 해서 말이다!
봄만되면 두릅따러 다니는 우리 오빠가 생각나네-
매년 한 상자씩 택배로 보내주는데 작년에는 마침 내가 한국에 있을때라 튀겨먹고 전부쳐먹고 김밥도 싸먹고 정말 맛있게 잘 먹었었는데...
프랑스에도 우리오빠같은 사람이 있다는게 재미있다. ㅎ
“그런데 생긴게 희한한데요..? 이거 아스파라거스 맞나요...??”
“응 아스파라거스가 종류가 다양하지. 전에 크고 하얀 아스파라거스도 먹어봤지? 이건 또 다른 종류란다. 숲에서 직접 체취해 온거라 더 건강할거야.”
꼭 보리이삭같이 생겼네..
뭘 만들까 고민하시던 시어머니께서 점심에 클라푸티를 만들어주시겠다고 하셨다.
“클라푸티요?”
“그래. 나는 프랑스 클래식요리중 하나라고 생각해. 보통 과일을 이용해서 후식으로 많이 만들지만 나는 오늘 햄이랑 아스파라거스로 만들생각이야.”
오~ 또 새로운 요리다!
신기한 도구로 계란흰자 3개를 넣고 거품을 내셨다. 그리고나서 거기에 크림을 섞어넣으셨다.
접시에 햄을 깔고나서 아스파라거스를 잘라 넣으신 후 크림계란물을 부었는데 자서방꺼 빼고 세개에는 맨 위에 치즈를 뿌리셨다.
자서방꺼는 내가 헷갈리지않도록 맨 위에 아스파라거스로 엑스표시를 해두었다.
식사중에 자서방 더러 엑스표시를 가리키면서 이거 내가 했다고 말했다가 자서방은 내가 요리했다는 말로 알아듣고는 잘했다고 볼에 뽀뽀해 주는데 맞은편에서 그걸 지켜 보시던 시어머니께서 “내가 만들었는데-“ 라고 하셨다.
본의아니게 거짓말쟁이가 될 뻔 ㅎㅎ
그걸 내가 어떻게 만드냐- 클라푸티라는 말도 오늘 처음 들었구만 ㅋㅋ
난 정말 맛있었는데 시어머니께선 생각보다 너무 건조하게 되었다며 저녁에 다시 하겠다고 하셨다.
진짜 맛있는걸 보여주겠다고 하시며-
그릇에 먼저 버터를 발라서 나중에 잘 떨어지도록 만들었다.
이번에는 거품없이 계란을 통채 3개를 쓰셨고 크림을 줄이고 우유를 조금 섞으셨다. 그리고 맨 위에 그린빈을 얹으셨다.
색이 너무 예쁘다-
오븐에서 갓 나온 모습-
이제서야 시어머니께서는 만족해 하셨다. 바로 이거라고- ㅎㅎ
사이공에서 사왔던 만두피로 시어머니께서는 어느새 혼자서 만두까지 만드셨다.
완성된 클라푸티를 접시에 올리고 샐러드와 만두를 곁들여서 같이 먹었다.
이긍.. 나를 부르셨으면 같이 했을텐데 이렇게 시어머니는 혼자서 다 하신다;;
속이 촉촉하다. 햄과 계란 치즈 그리고 야채들이 적절히 어우러져서 너무 맛있었다.
아직 프랑스 음식의 세계는 넓고도 넓구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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